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과 북한 백남순() 외무상이 지난달 31일 브루나이에서 개막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장에서 비공식 접촉을 가졌다.
북-미간 외무장관의 만남은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부 장관의 방북 이후 21개월만이며,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서는 처음 이뤄진 고위급 접촉이다.
정부 당국자는 ARF 회의 개막 직전 약 15분간 이뤄진 회동에서 파월 장관은 지난해 6월 북-미대화의 의제로 제시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제네바 기본합의 이행, 재래식군비 감축 문제 등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백 외무상은 미국과의 대화를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이 당국자가 덧붙였다.
파월 장관을 수행한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도 두 사람의 비공식 회동 사실을 공식 발표한 뒤 후속 회담이나 대북특사 방문 등의 문제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발표했던 성명들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성홍() 외교통상부장관은 이날 오후 파월 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미접촉 결과 및 대화 재개를 포함한 대북정책에 대해 집중 조율했다.
한편 백 외무상은 이날 개막된 ARF 회의에서 서해교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미국이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 위험을 없애고 전제 조건없이 대화를 해야 하며 그 경우 우리도 상응하게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