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기 과열현상을 부추기는 배후로 지목돼 온 일부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대해 국세청이 전격적으로 특별세무조사를 시작했다.
국세청 김문환() 조사2과장은 11일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거나 투기가 예상되는 지역 등의 부동산을 전문적으로 사고 팔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거나 세금을 적게 신고한 혐의가 있는 부동산중개업소 등 153곳에 대해 특별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날 오전부터 각 지방국세청과 산하 세무서 조사요원 228명을 투입해 조사대상 업소의 서류 등을 모두 압수했다.
이번 조사대상은 부동산중개업소 145곳과 분양대행사 3곳, 부동산컨설팅업체 5곳 등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지역(강남서초구)에 위치한 업소가 56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의 나머지 지역은 27곳이었다. 이 밖에도 경기인천지역 40곳, 충청 10곳, 호남 5곳, 대구 5곳, 부산 6곳, 제주 4곳 등이다.
주로 수도권 아파트가격 급등지역 신도시, 경제특구, 국제자유도시 등 개발예정지역 그린벨트 해제 및 예정 지역 전원주택 개발지역 기타 투기과열 지역 토지거래허가지역 등의 부동산을 집중 거래한 중개업소가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전주()나 부동산 투기자를 끌어들여 투기거래를 부추기면서 세금을 탈루했는지 단기간에 부동산을 사고 팔면서 직접 투기를 했는지 법정중개수수료 이상을 받아 세금을 빼돌렸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또 실제 부동산 거래내용과 숨겨진 소득을 파악하기 위해 금융추적조사도 함께하기로 했다. 1999년 이후 거래내용을 조사하지만 상습적으로 세금을 덜 낸 업소는 최근 15년 이내 거래자료까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들 업소가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타인명의로 위장등록하거나 기업형으로 운영하면서 많은 세금을 빼돌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재건축아파트 등을 전문적으로 사고 팔면서 최근 3년간 9억원가량의 수입을 적게 신고했다는 것.
한편 국세청의 조사착수 발표가 나오자 상당수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중개업소 문을 닫고 잠적했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