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산업이 퍼스널컴퓨터(PC)에서 모바일기기와 디지털가전으로 확산되고 고부가가치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업계에 변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기존 싱크로나이즈드 D램(SD램)보다 속도가 빠른 DDR(더블 데이터 레이트) D램 제품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52%(9월3일 기준)로 늘어났다. 용량 기준으로는 256메가바이트 제품이 128메가 제품의 시장 비중을 넘어서면서 고속대용량 제품으로 급속히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 판도 변화주력 제품의 변화와 함께 업계 판도도 달라지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미리 투자한 삼성전자의 1강()체제가 뚜렷해지고 210위안에서는 치열한 자리바꿈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 2위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기술공정상의 문제로 DDR의 비중을 늘리지 못하고 있고, 4위 인피니온은 앞서서 300 웨이퍼를 도입했으나 낮은 생산성(수율)과 높은 원가로 고전하고 있다. 일본의 엘피다 NEC 도시바 등도 D램 부문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말 세계 6위권 밖이었던 대만의 난야와 윈본드는 시장 변화에 재빨리 편승해 DDR 비중을 80% 이상으로 늘리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연말까지 DDR 생산비중을 70%로 올릴 계획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현재의 DDR 266보다 속도가 빠른 DDR333, DDR2(400)로 제품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올해 이익을 낸 업체들이 더 앞서가고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처지는 등 업계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요자가 달라진다메모리를 사는 주체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1999년 삼성전자 메모리의 고객은 인텔 IBM 컴팩 델 HP 등 컴퓨터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노키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등 휴대전화 디지털미디어 소프트웨어업체가 주요 고객으로 들어왔다. 소니의 게임기 디지털카메라 캠코더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 X박스, 시스코의 네트워크장비 등에 D램 DDR 플래시메모리가 필수적이기 때문.
미국의 조사회사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D램 수요처는 지난해 PC 55%, 통신 8%, 가전 등 컨슈머제품이 10%였으나 3년 뒤에는 PC가 27%로 줄고, 통신(21%) 컨슈머(18%)는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올해 이미 메모리 판매 비중에서 PC용은 36.5%로 떨어지고 가전(19.5%)과 모바일(15.5%)이 크게 늘어났다.
모바일기기가 늘면서 소용량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할 플래시메모리(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메모리) 시장이 매년 50%씩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큰 변화다.
신연수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