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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서 적으로

Posted October. 16, 200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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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서 맞수로!.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 20년 만에 한국 남자농구의 숙원을 푼 아시아 최강의 트윈타워 서장훈(2m7삼성 썬더스)과 김주성(2m5TG 엑서스). 이들 앞에서 세계 최고 높이의 이명훈(2m35북한)과 올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 야오밍(2m26중국)도 울고 갔다.

부산아시아경기의 빛나는 전과로 꼽히는 남자농구 중국격파는 미국 유력지 USA투데이가 NBA드림팀이 세계농수선수권 8강에서 탈락한 것보다 더 큰 이변이라고 보도할 만큼 충격적인 사건. 인터넷 포털사이트 NHN이 네티즌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무려 52.9%가 남자농구 결승전을 부산대회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기적을 일군 두 주인공이 이제 새로운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26일 개막하는 2002-2003애니콜 프로농구대회가 그 무대.

김주성은 올 해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차지한 특급 신인. 올해 7번째 프로시즌을 맞는 서장훈 또한 늙은 신인이다. 사상 최고의 몸값(4억3100만원)을 받고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처음 출전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서장훈은 이번 부산아시아경기에서 늙은 신인의 각오를 확실히 보여줬다. 구르는 공을 잡으려 코트 바닥으로 몸을 던지는 모습이나, 리바운드 뒤 전력질주해 하프라인을 넘어서는 모습이나, 모두 예전엔 결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만큼 정신무장이 새로워졌다는 뜻이리라. 완숙기에 접어든 기량과 야오밍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파워. 여기에 투지까지 갖춘다면 올 시즌은 충분히 서장훈의 시즌이 될 수 있다. 김주성은 서장훈을 견제할 만한 유일한 토종선수. 스피드와 정확한 슈팅은 오히려 서장훈을 능가한다. 야오밍은 지난해 동아시아대회에서 맞붙었을 때보다 김주성의 기량이 훨씬 늘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예고된 대결은 농구인들에게 초미의 관심사. 김진 대표팀 감독(동양 오리온스 감독)은 수비만 놓고 보면 장훈이는 센터로, 주성이는 파워포워드 자리에서 가장 강하다며 공격력에서는 아직 장훈이가 한수 위라고 평가했다. 박한 대한농구협회 전무이사는 아직 두 선수를 비교하기가 이르다는 입장. 서장훈의 노련미 못지않게 김주성의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김상호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