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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꼴찌, 저래도 꼴찌, 그래도 최선

Posted October. 17, 200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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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승1무95패(승률 0.264).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사는 항도 부산의 연고팀 롯데 자이언츠가 처한 참담한 현실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3게임. 사상 첫 시즌 100패의 위험은 간신히 넘겼지만 3경기를 모두 질 경우 99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기록한 97패를 넘어 시즌 최다패의 불명예를 안을 수도 있다.

부산 사람들은 프로야구를 잊은 지 오래. 한 때는 시즌관중 100만을 가볍게 넘길 정도였지만 요즘엔 야구의 야자만 나와도 고개를 돌린다. 아시아경기대회에선 2만관중이 사직구장을 채웠지만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재개되자 겨우 100명이 넘는 팬들이 운동장을 찾을 뿐이다.

그래도 선수들은 열심히 뛴다. 승부처에선 보내기 번트도 하고 사실상 의미없는 1승을 챙기기 위해 온힘을 다한다. 백인천감독은 대충대충 시즌을 끝내고 싶진 않다. 상황에 맞게 작전을 내리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하루빨리 경기경험을 쌓아야 다음시즌에 좋은 성적을 낼 것 아니냐고 말한다.

다행스럽게도 롯데는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뒤 성적이 조금 나아졌다. 최근 7경기에서 4승3패. 15,16일 현대와의 경기에선 두 번다 한 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한 점차 승리가 많아진다는 건 선수들이 그만큼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얘기. 시즌내내 부진에 빠졌던 부산 사나이 박정태가 앞장서서 팀을 이끌고 후배들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내년시즌. 이대로 간다면 롯데는 내년시즌도 꼴찌 전력이다. 백감독은 최근 몇 년간 마해영 김민재 등 주전선수 4명이 빠져나갔다. 반면 새로 뽑은 신인들 가운데 제대로 활약한 선수는 한명도 없다. 전력을 보강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자꾸 주전들이 빠지니 꼴찌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즌 도중 사령탑으로 부임한뒤 나름대로 롯데의 문제점을 파악했다는 백감독은 최근 일본 용병 영입 등 내년시즌에 대비한 선수보강책을 구단에 보고했다. 하지만 구단에선 돈이 많이 든다며 미지근한 반응이었다는 것.

백감독은 롯데엔 젊은 재목들이 많다. 그러나 물도 주고 비료도 줘야 이들이 자랄 수 있다. 과감한 투자 없이는 결실도 없다며 한숨지었다.

기자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