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체중 조절. 특히 체급 종목 선수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프로씨름 한라장사급 간판스타 김용대(26현대중공업)도 예외는 아니다. 김용대는 한라장사의 한계체중인 100에 맞추기 위해 대회를 앞두고 늘 체중과의 전쟁을 벌인다. 불어나는 체중을 감당하지 못해 김용대는 틈만나면 김칠규 감독에게 백두급으로 올려 출전하겠다고 요청하지만 아직 뜻을 이루지 못한 상태.
이제 김용대도 백두장사에 도전해야 할 때가 왔다. 한라장사급에서는 더 이상 그의 적수가 없기 때문이다.
18일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2세라젬배 안동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 결정전 김용대와 조범재(26신창건설)의 한판 대결.
김용대는 만신창이로 결정전에 올랐다. 체중을 빼느라 기진맥진한 데다 9월 원주대회에서 다친 왼쪽 발목이 채 낫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준결승에서 그동안 한라장사 타이틀을 9번씩 나눠가졌던 맞수 모제욱(27LG투자증권)과 붙은 바람에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
결승전 상대 조범재는 인천대 1년 선배.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선배를 만난 김용대는 고전 끝에 생애 10번째 한라장사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한판씩을 주고 받으며 2-2의 팽팽한 상황. 마지막 다섯째 판에서 김용대는 먼저 오른쪽 다리로 안다리 기술을 걸었다. 서로 다리가 엉킨 채 힘을 겨루다 모래판에 쓰러진 것은 거의 동시. 조범재의 오른팔이 모래판에 먼저 닿았다는 판정으로 김용대는 어렵게 우승을 확정지었다.
7월 서산대회와 9월 원주대회에 이어 올해 3개 대회 연속, 통산 10번째 한라장사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한라장사 최다 우승기록은 김선창(신창건설)의 12번.
한라장사 순위김용대(현대중공업) 조범재(신창건설) 이준우(신창건설) 모제욱 남동우(이상 LG투자증권) 장명수 장윤호(이상 현대중공업) 강동훈(LG투자증권)
권순일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