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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매일 먹다가 180 뚱보 됐어요

Posted November. 22, 200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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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햄버거는 청소년 비만의 주범일까.

미국 뉴욕에 사는 비만 청소년 재즐린 브래들리(19여)와 그리고리 라임즈(15남) 등은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뉴욕 맨해튼의 연방법원은 21일 이들이 대표적 패스트푸드사인 맥도널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첫 번째 심리를 열었다. 소송을 낸 청소년들은 이들 두 사람을 포함해 모두 8명. 뉴욕타임스는 패스트푸드사의 비만 책임을 묻는 집단 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브래들리양은 122, 라임즈군은 180이다. 두 사람은 수년간 거의 매일 맥도널드의 패스트푸드를 먹었다. 다른 아이들은 비만에 당뇨, 고혈압까지 앓고 있다. 이들은 이 모두가 패스트푸드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인 새뮤얼 허시는 이날 법정에서 맥도널드의 햄버거, 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 등에 들어 있는 다량의 지방 설탕 콜레스테롤 등은 청소년들이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몸에 나쁜 아주 무미건조한 독성 물질의 일종이라고 지적하고 맥도널드는 청소년 비만이란 유행병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맥도널드가 패스트푸드의 악영향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광고 공세로 청소년들이 별 생각 없이 패스트푸드를 먹도록 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7월에도 50대 남성이 맥도널드를 상대로 비만 책임을 묻는 소송을 냈을 때 그 대리인으로 나선 바 있지만 이번에는 분별력이 채 갖춰져 있지 않은 청소년들을 위해 거대 기업과 싸우는 소송이어서 승소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주위에선 보고 있다.

그러나 맥도널드측의 변호사들은 패스트푸드를 자주 많이 먹으면 어떤 악영향이 있는지는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 수 있다며 비만은 개인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오래 살려면 적게 먹어라는 과학자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인용하면서 소송을 각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맥도널드측도 브로슈어나 포스터, 웹사이트 등을 통해 패스트푸드의 열량 등을 충분히 알려왔다고 거들었다.

담배의 해악을 주장하며 거대 담배회사들과 소송을 벌여온 대표적 변호사인 존 밴자프는 이번 소송이 담배 소송처럼 처음에는 힘들지 몰라도 차츰 큰 힘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담배의 경우 암을 유발하거나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들이 상당히 입증됐지만 패스트푸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 허시 변호사는 이 점 또한 차츰 검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번 소송을 맥도널드의 패스트푸드를 먹고 건강에 문제가 생긴 뉴욕의 모든 18세 이하 청소년들을 대리한 집단소송으로 확대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패스트푸드의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퍼져나가면서 맥도널드의 주가는 하락 추세를 보여 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미국 성인의 61%, 미성년자(1419세)의 14%가 각각 비만자로 분류됐다고 전하고 이 같은 수치는 최근 20년간 3배로 불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