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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 2002 / 긴박했던 IT 현장

Posted December. 23, 200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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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보기술(IT) 산업은 각 분야에서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세계적으로 IT 침체현상이 지속됐지만 한국의 IT 산업은 휴대전화와 단말기 등 통신분야의 호황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PC와 반도체 등 전통적인 업종의 회복세는 더뎠지만 휴대전화기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의 수출이 크게 늘어 전체 산업에 활력소가 됐다. 그러나 상당수 IT 벤처기업은 계속된 경기 침체로 생존을 위협받는 우울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올해 549억달러의 실적을 예상하는 수출 분야에서는 휴대전화기 업체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3위로 끌어올리며 1위 업체인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바짝 추격했다. LG전자도 점유율 6위권에 진입해 휴대전화 강국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시장에 알렸다.

통신시장에서는 민영 KT의 등장,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 등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동통신 업체들의 성장 행진이 계속됐다. 3세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붐이 일면서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업체들은 첨예한 시장 쟁탈전을 벌였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업체들은 사상 초유의 영업정지 조치를 받기도 했다.

KT의 민영화 과정에서는 SK텔레콤이 KT의 1대 주주가 되면서 SK텔레콤의 KT 지배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 문제는 통신시장 장악 의도를 의심받던 SK텔레콤이 KT와 상호 보유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하면서 가라앉았다. 가입자 1000만명 시대를 맞은 초고속인터넷 시장도 포화 국면을 맞아 1위 KT와 2위 하나로통신간의 경쟁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벤처업계에서는 자금난과 투자축소로 침체가 계속된 가운데 확실한 수익기반을 갖춘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 사이에 희비가 확연히 갈렸다.

실패한 벤처기업들은 합병되거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쓸쓸히 퇴장하는 운명을 맞아야 했다. 반면 탄탄한 수익기반을 갖춘 우량 벤처들이 나타나 벤처산업 회생에 대한 희망을 던졌다. 수익모델 부재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경영권 분쟁을 겪은 새롬기술은 창업자가 비리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았고 인터넷 커뮤니티 사업을 펼쳐온 프리챌도 사장의 구속과 수익모델 부재로 시달렸다. 그러나 NHN과 넷마블 등은 유료 온라인게임 사업 등을 통해 올해 각각 300억원과 130억원의 순이익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어 초우량 벤처로 주목받고 있다.



김태한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