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 회사인 클로네이드사가 복제인간 탄생을 입증하기 위해 선임한 미국 언론인 마이클 길런(사진)이 6일 검증작업 중단을 선언하고 복제아기 탄생이 날조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클로네이드사의 발표를 일방적으로 보도한 언론기관도 무책임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날조 가능성=미 ABC방송 과학담당 기자였던 길런씨는 이날 성명에서 과학자팀이 (복제아기를 낳았다는) 집에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어 복제아기가 태어났다는 주장을 직접 입증할 길이 없다면서 복제아기 탄생 주장의 진위를 가리게 될 객관적 검토절차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길런씨는 다시 말해 클로네이드사의 복제아기 발표가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정교한 사기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뉴욕 타임스는 길런씨가 지난해 인간복제 과정을 담은 자신의 TV 프로그램을 10만달러에 팔려고 ABC, CBS, NBC, CNN 등 주요 방송사에 제의했다가 거부당한 일이 있었다고 5일 보도했다.
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길런씨는 하버드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쳤으며 기자로 일할 당시 염력이나 점성술 등과 같은 초현상적 주제를 다뤄왔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이에 대해 클로네이드사는 복제아기의 부모가 유전자(DNA) 검사를 꺼리고 있다면서 6주 후 3명의 복제인간이 더 태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계인이 복제를 통해 인류를 탄생시켰다고 믿는 라엘리안 무브먼트가 설립한 클로네이드사는 지난해 12월 27일 사상 첫 복제아기가 탄생했으며, 뒤이어 이달 3일 두 번째 복제아기가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언론보도 비판 고조=통상 새로운 발견에 대한 발표는 과학적 근거와 함께 이뤄지는 것이 정상인데도 라엘리안은 복제아기 탄생 발표때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으며, 각 언론매체는 이를 여과 없이 보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지적했다. 발표가 이뤄진 시기가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기간으로 기사를 찾기 힘든 때여서 각 매체가 이 소식을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는 것.
미 펜실베이니아대 생명윤리학자인 아서 캐플런은 라엘리안은 고의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을 골랐다며 각 언론은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관심을 끌만한 기사라 해도 보도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 소속 로버트 란자 박사는 고등학생도 가정용 DNA 검사장비를 이용하면 DNA 검사가 가능한 상황에서 인간복제를 할 전문가는 있고, DNA 검사를 할 전문가는 없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곽민영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