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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포크' 새로운 도전

Posted February. 02, 200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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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정열(32)은 10여년간 한국 포크를 지켜왔다.

92년 데뷔할 때 포크의 막내로 불렸는데 아직도 후배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요즘은 고독하기조차 하다.

그는 최근 4집을 냈다.

4집의 화두는 포크의 변주다. 수록곡중 서정적 포크는 이대로가 좋아 하나 뿐이다. 대부분의 노래는 록에 가깝다. 창법이나 곡의 구성, 노래가 지닌 메시지들이 그렇다.

첫 트랙의 고등어를 비롯해 한영애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조율, 대화의 회복을 노래한 나를 불러줘, 모던 록의 분위기를 띤 탈피 해체주의 등. 이런 노래들은 록밴드를 연상시킨다.

고등어는 80년대의 운동을 추억거리로 여기는 세태의 변화에 대해 그 시절의 아름다운 노래를 다시 불러보자고 읊조린다. 공지영의 소설 고등어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곧장 가사를 썼다고 그는 말한다.

이정열은 우리가 기억하는 획일적 포크를 벗어나 시대와 소통하는 포크를 담고 싶었다며 포크라는 장르보다 그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포크 정신은 세상을 똑바로 보고 말하는 것.

타이틀곡 사랑할게요(이재경 작사 김한년 작곡)는 이정열답지 않다. 기성전결의 구성이나 반주와 편곡이 여느 발라드 가수들과 다르지 않다. 음반 수록곡의 구성으로 보면 이 노래는 튄다는 인상을 준다.

속내를 들어봤다.

그 노래도 새로운 시도다. 다만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것은 방송을 통해 노래를 알려야 하는 형편상 불가피하다. 그 한계를 알면서도 포기하기 어렵다. 사랑할게요는 내 음악 세계로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문에 불과하다.

이정열은 다음 음반에는 솔이나 블루스 등 흑인 음악을 시도할 계획. 개인적으로도 선호하는데다 상당 부분 준비되어 있다.

불교방송 이정열의 백팔가요(낮 12시)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선곡이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허 엽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