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의 대결은 언제나 뜨겁다.
여자프로농구의 라이벌 삼성생명 비추미와 현대 하이페리온. 두팀이 만나면 승부는 언제나 불꽃을 튀긴다. 모기업을 대신한 자존심 경쟁에다 공격이 강한 삼성생명과 수비가 뛰어난 현대의 판이한 플레이스타일도 흥미를 배가시키는 요인.
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현대의 우리금융그룹배 2002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두 팀은 역시 맞수였다. 3쿼터까지 삼성생명이 10여점차로 여유롭게 앞섰지만 현대가 막판 추격에 나서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 펼쳐진 것. 하지만 현대의 뒷심은 승부를 뒤집을 만큼 강력하지 못했고 89-83으로 승리는 삼성생명의 몫으로 돌아갔다.
정규리그 4위에 턱걸이하며 플레이오프에 가까스로 진출한 현대는 경기전부터 이미 마음을 비운 듯 했다. 정규리그에서 삼성생명에 1승3패로 뒤졌던 현대 관계자들은 이날 전망을 묻자 승리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한 상황이라고 엄살을 떨었다.
그렇다고 삼성생명이 마음을 놓은 것은 아니다. 노련한 선수들이 많은 현대가 거친 플레이를 싫어하는 공주님들이 모인 삼성생명의 약점을 파고 들 경우 의외의 결과도 나올 수 있었기 때문.
장점인 스피드를 앞세운 삼성생명은 전반을 49-34로 앞선채 끝내자 후반 들어 선수들의 움직임에 여유가 넘쳤다. 삼성생명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3쿼터 3분여를 남기고 센터 김계령이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나면서부터.
삼성생명은 73-56으로 3쿼터를 마무리했지만 김계령의 공백은 4쿼터 들어 삼성생명의 발목을 잡았다. 골밑에 대한 부담으로 수비가 내곽에 몰리자 현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3쿼터까지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했던 3점슛을 3개나 성공시키며 추격에 들어갔고 종료 1분11초를 남겼을 때 79-84까지 따라붙었다.
경기 종료 50여초를 남긴 상황. 삼성생명은 변연하의 3점슛이 터지며 다시 8점차로 달아나 승리를 손에 거머쥐었다. 이미선(24점)과 변연하(22점)가 나란히 20점 이상을 챙기는 등 주전 5명이 모두 두자리수 득점을 넣으며 고른 활약을 보인게 이날 삼성생명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김상호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