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의 지략 대 초보감독의 패기.
15일 막이 오르는 20022003애니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회전(3전2선승제)은 정규리그와 달리 단기 승부인 만큼 벤치의 대응 능력이 승패의 최대 변수.
1회전에서 맞붙는 TG 엑써스(3위)-모비스 오토몬스(6위)와 코리아텐더 푸르미(4위)-삼성 썬더스(5위)는 대조적인 팀 컬러 만큼이나 감독들의 경험이나 스타일이 판이하다.
41세 동갑내기인 TG 전창진 감독과 코리아텐더 이상윤 감독은 삼성 사무국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 전 감독이 올 시즌부터 대행 꼬리표를 뗐고 이 감독도 올해 처음 감독을 맡았을 만큼 경험이 일천한 것도 공통점.
반면 삼성 김동광 감독(52)과 모비스 최희암 감독(48)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 감독은 SBS스타즈 감독을 거쳐 98년 삼성 사령탑을 맡은 뒤 20002001시즌 팀을 정상에 올렸다. 최 감독도 연세대 감독 시절 농구대잔치 3회 우승을 일군 뒤 프로 데뷔 첫 해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코리아텐더-삼성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전적은 코리아텐더가 4승2패로 우세. 시즌 초 30승이 목표라던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로 올 시즌 농사는 다 지었다며 편안하게 경기하겠다는 입장. 이 감독은 용병이 1명만 뛸 수 있는 2쿼터에 10점차 이상 벌어지지 않으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장훈을 협력수비로 묶고 공수 패턴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서장훈의 수비가담을 높여 코리아텐더의 전광석화 같은 속공과 탄탄한 조직력에 대응하겠다는 작전. 유독 코리아텐더만 만나면 쏟아진 실책을 줄이는 것도 관건.
TG-모비스TG는 골밑과 외곽이 가장 잘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지만 올 시즌 모비스전에선 2승4패로 뒤졌다. 신장이 크고 노장 선수가 많은 TG로선 속공 1위인 모비스의 스피드가 부담스러웠기 때문. 그러나 전 감독은 리온 데릭스가 정규리그 막판 3경기를 뛰는 동안 골밑은 약해졌지만 패스가 좋고 재치가 있어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까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모비스 최 감독이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점. 올라운드플레이어인 데릭스가 휘젓고 다닐 경우 김주성의 골밑 플레이는 물론 데이비드 잭슨이나 양경민의 외곽포까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최 감독은 변칙수비로 신장의 열세를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호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