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공식 개막전을 치르는 올해 미국프로야구는 94년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당시 LA 다저스)의 미국 진출 이후 10년 만에 사상 최다 한국인 선수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박찬호-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최희섭(시카고 컵스)으로 이어지는 빅3 외에 봉중근(애틀랜타 브레이브스)-서재응(뉴욕 메츠)까지 5명이 시즌 초 빅리그 입성에 성공한 것. 지난해 개막전 엔트리에 오른 선수는 박찬호와 김병현 2명뿐. 시즌 막판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를 포함해 6명의 한국인 선수가 뛰긴 했지만 개막전에 이렇게 많은 선수가 이름을 올리기는 처음이다.
개막전 5인방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봉중근. 신일고 2학년 때인 97년 말 학교를 중퇴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그는 5년여 만에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애틀랜타 2선발 마이크 햄튼이 전날 장딴지 근육통을 호소하며 3선발 폴 버드와 함께 이날 오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라 봉중근은 중간계투에서 일약 선발로 뛰어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최초의 빅리그 타자 최희섭도 눈길을 끈다. 그는 백전노장인 에릭 캐로스를 제치고 개막전 선발 1루수 겸 5번타자의 영예를 안았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오른손투수가 나올 때는 최희섭, 왼손투수일 경우는 캐로스를 기용하는 플래툰 시스템을 구상했지만 다음 달 1일 뉴욕 메츠와의 원정 개막전 상대 투수가 왼손 톰 글래빈임에도 최희섭에게 기회를 줬다.
또 박찬호는 팀의 두 번째 경기인 다음 달 1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전, 김병현은 네 번째 경기인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등판할 예정. 서재응은 아직 구단으로부터 확답을 받지 않았지만 불펜투수로 시즌을 맞을 것이 확실시된다.
장환수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