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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가 피살됐다고?

Posted April. 04, 200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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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SBS 등 방송사와 인터넷 매체가 4일 오전 사실확인 없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의 피살설을 잘못 보도해 증권시장이 출렁이는 등 약 15분간 전국 일대에서 오보 소동이 빚어졌다.

소동의 진원지는 MBC. MBC는 이날 오전 9시38분경 MBC 뉴스 도중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 피살이라는 자막을 내보냈고 2분 뒤 신동진 아나운서가 빌 게이츠가 피살됐다고 CNN방송이 보도했습니다라고 전했다.

YTN은 오전 9시45분경, SBS는 9시47분경 자막으로 같은 뉴스를 보도했으며 연합뉴스도 오전 9시41분경 빌 게이츠 회장 사진을 피살된 빌 게이츠라는 제목으로 서비스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인터넷 한겨레, 동아닷컴, 디지틀조선, 야후, 다음 등 인터넷 매체도 이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인터넷에서도 대소동이 벌어졌다.

이 보도는 약 15분 뒤 CNN뉴스 사이트를 위장한 허위 사이트(http://cgrom.com/news/law/gatesmurder/index.shtml)의 가짜 뉴스를 인용한 것으로 밝혀져 오보를 냈던 방송사와 인터넷 매체는 잇따라 정정보도 및 사과문을 냈다.

MBC 신경민 국제부장은 팩시밀리로 들어온 제보의 출처가 CNN닷컴과 너무나 똑같이 모사돼 있었다며 CNN닷컴 조회에서 관련 기사를 찾지 못했으나 간혹 기사 업데이트 과정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팩시밀리의 내용을 기사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빌 게이츠 피살설 오보 소동은 이미 매일경제 인터넷판이 3월31일자에서 만우절 부작용 심각이라는 제하의 기사로 보도한 바 있다. MBC와 KBS는 1999년 4월에도 아사히신문의 만우절 기사를 그대로 내보냈다가 정정하는 오보 소동을 빚었다. 이날 국내 증권가에는 9시40분경 빌 게이츠 회장의 피살설이 각종 매체를 통해 긴급 뉴스로 전해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536선까지 떨어졌다가 해프닝으로 밝혀지자 540선을 되찾기도 했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영국 BBC는 두 개의 소스로 사실을 확인한다는 투소스 룰이란 기준이 있는데 국내 방송은 뉴스 검증에 대한 기준이 없다며 속보경쟁은 언론의 숙명이지만 여기에만 매몰되면 오보를 증가시켜 저널리즘의 신뢰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승훈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