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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못밝힌 장모가 살해 시주

Posted April. 13, 200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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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발생한 여대생 하모씨(당시 22서울 강남구 삼성동) 피살사건은 자신의 사위(30법조인)와 하씨의 불륜관계를 의심해 온 윤모씨(58여부산 서구 동대신동)의 지시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윤씨의 조카 윤모씨(42)와 윤씨의 고교 동창 김모씨(41)가 치밀한 사전계획 아래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들은 하씨의 아버지(58)도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납치 살해=경기지방경찰청은 배후인물 윤씨가 2001년 10월경 조카 윤씨를 불러 차라리 (하씨를) 죽여 버리는 것이 낫겠다. 죽일 사람을 알아봐라고 말해 사실상 하씨의 살인을 지시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윤씨가 2001년 8월경부터 조카를 시켜 사위와 하씨를 미행하게 하는 등 불륜의 구체적인 증거 확보에 나섰으나 계속 실패하자 조카 윤씨에게 이같이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조카 윤씨는 같은 해 10월12일 직업이 없이 지내는 김씨에게 1억7500만원을 주기로 하고 범행에 끌어들인 뒤 김씨의 농협통장으로 착수금 5000만원을 건넸다.

이들은 이후 하씨를 약물로 살해하기로 공모했으나 접근이 여의치 않자 공기총으로 살해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지난해 2월 공기총을 구입한 뒤 납치에 가담한 전모씨(24) 등 6명을 끌어들였다.

조카 윤씨와 김씨는 지난해 3월 초 두 차례 납치에 실패한 뒤 6일 오전 5시37분경 서울 삼성동 하씨 집 앞에서 전씨 등 3명과 함께 하씨를 납치한 뒤 승합차에 태워 비닐끈으로 손발을 묶고 눈과 입에 테이프를 붙인 뒤 쌀 포대를 씌웠다.

두 사람은 전씨 등 3명과 납치 장소에서 헤어진 뒤 곧바로 차를 몰아 평소 조카 윤씨가 지리를 잘 알고 있던 경기 하남시 검단산 입구에 차를 세웠다.

이어 김씨가 반항하는 하씨를 어깨에 메고 산으로 100여m 올라가 내려놓은 뒤 조카 윤씨가 건네준 공기총으로 머리와 얼굴 등에 6발을 쏴 살해했다. 시체는 낙엽으로 덮어 위장했다. 납치에서 살해까지 걸린 시간은 30분 정도였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범행 후 자신의 집 근처 공중전화를 통해 고모 윤씨에게 (하씨) 납치 살해에 성공했다고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윤씨가 고모로부터 총 1억원가량을 받아 김씨에게 착수금을 포함해 6000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자백=해외로 도피했다가 중국 공안에게 붙잡혀 11일 국내로 압송된 조카 윤씨와 김씨는 처음엔 살해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다 김씨가 입을 연 뒤 윤씨도 뒤따라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범행 전에 여러 차례 그만두려고 했는데 윤씨가 부산지역 폭력배를 올려 보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었다며 도피 중에 하씨 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조카 윤씨가 북한으로 가라고 자주 말해 윤씨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언젠가 자신을 없애려고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경찰은 13일 윤씨와 김씨에 대해 납치 살인 및 시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체포감금죄로 1월 1심에서 징역 3년6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배후인물 윤씨에 대해 살인교사 혐의를 추가 적용키로 했다.



남경현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