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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대출 외압의혹 집중조사

Posted April. 21, 200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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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현대상선에 대한 대출 의혹의 핵심인물인 이근영(),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와 박상배() 전 산은 부총재를 이번 주 중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 관계자는 21일 이번 주 중 산업은행과 관련된 부분의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들에 대한 소환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2000년 6월 대출 당시 산은 총재였던 이씨와 영업1본부장(이사)이었던 박씨를 상대로 동일인 여신한도 규정을 어겨가며 현대상선에 추가로 4000억원을 대출해준 경위를 조사한 뒤 부당한 지시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 형사처벌할 것을 검토 중이다.

산은법은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계열사에 대해 자기자본의 25%를 초과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당시 자기자본의 31%가량을 이미 산은으로부터 대출받은 현대 계열사들에 대한 신규대출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것.

특검팀은 또 엄 전 총재를 상대로 지난해 10월 산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대상선에 대한 대출은 한광옥()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이근영 당시 총재에게 강력히 지시한데 따른 것이라고 증언한 경위를 조사키로 했다.

특검팀은 이를 위해 산은 정철조(현 대우증권 회장) 전 부총재와 오규원(현 동부전자 부사장) 전 이사를 참고인 자격으로 21일 소환 조사했다.

특검팀은 당시 박상배 이사의 직속상관인 정 전 부총재와 박 이사에 이어 영업1본부장(이사)을 맡은 오 전 이사를 상대로 현대상선에 대한 대출과정의 문제점과 외압 여부를 조사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번 주 중 산은의 대출과정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현대 그룹 계열사에 대한 조사에 본격 착수키로 했다.

특검팀은 산은으로부터 넘겨받은 대출 관련 서류 중 현대상선의 차입신청서에 찍혀 있는 김충식() 당시 현대상선 사장의 서명이 위조된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에 있는 김 전 사장에 대한 조사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특검 관계자는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지만 (김 전 사장이) 간접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해 김씨의 자진귀국을 유도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김 전 사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이종왕()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 특검 소환에 대비하고 있다.



길진균 김재영 leon@donga.com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