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 5조 이탈 유동성 위기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으로 고객들이 다투어 예금을 빼내가면서 조흥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금지급 불능사태를 막기 위해 조흥은행에 부족 자금을 무제한 공급하되 파업이 장기화하면 조흥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 임직원 해임 등 강력한 경영개선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19일 금융감독원과 조흥은행에 따르면 조흥은행의 예금이 18일 하루에만 1조5978억원(원화 저축성예금 기준) 빠져나갔다.

특히 기업의 뭉칫돈이 주로 거래되는 종금부문 인출액은 이날 하루에만 2조원에 이르러 총인출액이 3조5978억원에 이르렀다.

최근 사흘간 조흥은행에서 빠져나간 예수금은 4조9896억원이며 19일 인출된 금액까지 더하면 총인출 예수금은 전체 원화 예수금 50조5000억원의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자금 부족 누계액이 18일에 1조8000억원에 이른 데 이어 19일엔 2조5000억원, 20일까지는 4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20일 이후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이날 조흥은행의 요청에 따라 2조원을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지원하고 앞으로도 조흥은행이 유동성 부족을 겪으면 같은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무총리실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노동부 등 파업 관련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조흥은행 예금을 다른 은행 지점을 통해서도 찾을 수 있도록 예금 대지급()을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조흥은행 노조에 대해 즉각적인 현업 복귀를 촉구하고 노조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주동자의 형사 처벌은 물론 민사상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금감위는 조흥은행이 자기 능력으로 예금지급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에 따라 조흥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조흥은행에 경영개선명령이 내려지면 조흥은행 임직원의 업무중지와 해임 등 강도 높은 제재가 이뤄진다.

한편 조흥은행은 19일 오후 현재 전국 476개 점포 가운데 179개 점포가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노조측은 전국에서 70개 거점 점포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이 자금부족으로 돈을 내주지 못해 고객의 자금계획에 차질을 빚게 하는 것을 말한다.

임규진 김동원 mhjh22@donga.com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