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를 매섭게 비판해온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사진)가 이번에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정당성이 적은 파렴치한 침략으로 규정했다.
반전() 운동가인 촘스키 교수는 프랑스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8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911 테러 이후 국가 안보전략으로 채택한 예방적 전쟁 개념을 전쟁범죄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라크를 예방적 전쟁 정책을 새 국제규범으로 삼기 위한 본보기로 삼았다는 것. 전략적 위치나 석유 자원 등 전쟁을 감수할 만큼 투자가치도 높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촘스키 교수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 증거를 찾아내는 데 실패하면서 이라크는 분명히 WMD를 갖고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잠재적인 무기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는 쪽으로 물러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라크와 911 테러 주범 오사마 빈 라덴과의 연관성에 대해 실체 없는 증거만을 제시한 결과 오히려 알 카에다 추종세력을 늘려 대()테러전만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전쟁을 일으키면서 유례없는 선전전을 벌여 여론을 호도했지만 근본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촘스키 교수는 비판했다. 많은 미국인들은 국제위기를 대처하는 데 미국보다 유엔의 지도력을 선호하고 이라크 재건 과정에도 유엔이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는 것.
그는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의 말을 인용해 911 테러로 생긴 미국에 대한 동정심이 전쟁을 거치면서 증오심으로 바뀌었으며,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보다 더 큰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민영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