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해외 반정부 인사로 불리던 해외 거주 민주화운동 인사 33명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오전 11시15분경, 70년대 최종길 교수 사건과 87년 독일파견광부 간첩단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돼 입국이 불허됐던 김성수 박사(68) 부부 등 4명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루프트한자 LH712편으로 인천공항에 맨 처음 도착했다.
이어 73년 일본에서 결성돼 김대중() 전 대통령 구출 및 통일운동을 벌이다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재일한국민주통일운동연합(한통련)의 양동민 부의장, 75년 재일동포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기소돼 13년간 옥살이를 한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장(52) 등 29명이 일본에서 입국했다. 입국자 명단에 있었던 한통련 곽동의 의장(73)은 고국방문의 흥분과 그동안의 과로로 이날 오전 갑자기 심장질환이 발병하면서 귀국하지 못했다고 이 단체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들은 입국장에서 환영 플래카드와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던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한국청년단체협의회 회원과 가족 등 100여명의 환영을 받고 낮 12시50분경 공항 1층 만남의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통련 곽수호 부의장은 도착성명을 통해 꿈에도 그리던 고국 땅을 밟게 되니 감개무량하다며 우리의 방문이 해외동포와 국내동포들간의 민족적 유대를 강화하고 나아가 온 민족의 화해와 단합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방문은 한가위 해외민주인사 고국방문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이들의 인권을 회복하고 해외에서 진행된 민주화운동을 정립하자는 취지에서 정부에 이들의 입국 허용을 요청해 이뤄졌다. 70년대와 80년대 일본과 유럽 등 국외에서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이들 33명 중 10여명은 친북활동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입국시 관계기관에 통보되는 인사들. 그러나 이번 방문으로 정부가 이들의 입국에 문제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한통련 양 부의장 등 대표 4명은 추진위원회 임종인 위원장과 함께 20일 오전 10시 동교동으로 가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선우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