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근소한 우세.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17일부터 열리는 2003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의 우세를 점쳤다. 한국시리즈의 향방을 가름할 중요한 키플레이어로는 현대 정민태와 SK 박경완을 첫 손가락으로 꼽았다.
SK 조범현 감독의 스승이자 LG 사령탑을 맡았던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무너뜨렸던 김성근 전 감독은 한국시리즈같은 큰 경기엔 확고한 에이스가 있는 팀이 절대로 유리하다. 그런 면에서 정민태와 바워스가 버티고 있는 현대가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김 전 감독은 현대 타자들은 왼손투수에 약하고 오른손 투수의 변화구에도 허점을 보이는데 SK의 이승호와 김원형이 얼마나 호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한 뒤 현대는 왼손타자들이, SK는 부진한 디아즈와 이호준의 활약여부가 공격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가 이기면 4승2패, SK가 이기면 7차전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
하일성 KBS해설위원도 현대 쪽의 손을 들어줬다. 하위원은 현대는 정민태, SK는 박경완이 키를 쥐고 있는데 1,4차전 선발로 예상되는 정민태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쉽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져갈 것이다. 하지만 SK가 2경기 중에 1경기라도 잡으면 SK가 4승2패 정도로 우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하위원은 SK는 박경완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게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현대는 부상에서 복귀한 정성훈의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내야수비가 불안하다고 양 팀의 아킬레스건을 꼽았다.
반면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현대가 화려한 공격과 막강한 마운드를 자랑하지만 SK의 상승세가 무섭다. SK는 플레이오프 뒤 4일간 휴식을 취해 전력누수도 없었다. SK가 4승3패로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SK 타자들의 스윙은 크지 않고 톡톡 맞히는 스타일이라 정민태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는 98년엔 정민태, 2000년엔 정민태 김수경 임선동이 있어 우승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정민태의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
구위원은 또 현대는 8개 구단 중 가장 선구안이 좋은 팀이다. SK 투수들의 제구력이 승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