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 무장세력이 주말 대공세를 벌였다.
일련의 공격은 이라크의 불안한 치안상황과 지지부진한 복구사업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전 여론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대담해진 공격=26일(현지시간) 오전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 (사진)일행이 묵고 있는 바그다드 시내 호텔이 공격을 받았다. CNN방송 등 외신은 이날 오전 6시10분경 알 라시드호텔이 68발의 로켓공격을 받았다고 미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켓은 호텔 3, 8, 11층의 객실을 타격했다. 구체적인 인명피해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이 호텔 12층에 머물고 있다 무사히 피신한 울포위츠 부장관은 미국인 1명이 사망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라시드호텔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영빈관으로 사용했으며 미군이 완전 장악하고 있는 티그리스강 서쪽 지역에 있다.한편 미군정은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에 맞춰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야간(04시) 통행금지를 해제했다.
이라크 북부지역은 취약지=후세인 추종자들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은 주로 바그다드 도심과 수니파 이슬람 신도들이 많이 사는 북부 지역에서 집중적인 테러를 벌이고 있다. 미군은 물론 미군에 협조하는 이라크인들도 대상이다.
후세인의 고향인 바그다드 북동쪽 티크리트 서부 지역에서는 25일 미군의 블랙호크 헬리콥터가 휴대용 로켓발사기(RPG) 공격을 받아 미군 5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오전 6시 티크리트 북동쪽 키르쿠크에서는 미군 초소를 겨냥해 4발의 박격포 공격이 가해졌으며 이로 인한 사상자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이 지역의 알 와시티 통신센터에서도 폭발물이 발견됐다.
키르쿠크 남쪽 125km 지점의 하르민에서는 24일 쿠르드족 태권도 시범팀 50여명이 탄 버스가 총격을 받아 11명이 부상했으며 3명은 생명이 위태롭다. 24일 오전엔 한국군 파병 예상지인 모술에서 곡물창고를 지키던 미군 1명이 총격을 받아 숨졌다.
정보전에 실패한 미군=AP통신은 미 육군의 최신 평가보고서를 인용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정보수집 및 가공능력이 떨어지고 현지 정찰요원들의 정보능력이 취약해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56월 이라크와 쿠웨이트 아프가니스탄 등을 실사한 미 육군 2개 조사단의 활동보고를 토대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미군이 낡은 정보를 수집해 이를 가공하고 교환하는 데 시간을 빼앗기고 있으며 이는 사령부측의 결함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라크에는 현재 69개 전술 정찰팀이 활동하고 있으며 하루 최소 120건의 정보 보고서를 생산해야 하지만 실제는 30건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것. 이와 같은 낮은 생산성은 사령부가 지휘체계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 데다 아랍어 통역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박래정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