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노조원에 대한 정부의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 비정규직 차별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12일 하루 시한부 총파업을 벌였다.
민주노총은 또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5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여 집회를 갖는 등 전국 19개 도시에서 손해배상 가압류 비정규직 차별 철폐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9일 서울 도심의 폭력시위에 대한 비난여론을 감안한 듯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여의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이날 밤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 최근 분신해 숨진 비정규직원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으로 이동해 추모제를 가져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총파업=민주노총 산하 77개 사업장 노조원 4만4000여명(노동부 집계)은 이날 손해배상 가압류 남용 방지,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전국철도노조 서울도시철도노조 인천지하철노조 등은 파업 대신 오후 4시부터 4시간 동안 각 역의 정차시간 및 차량점검을 규정대로 지키는 준법운행을 강행했다.
이로 인해 서울 지하철 58호선과 1호선 국철 구간, 인천지하철의 경우 전동차가 역마다 30초간 멈춰서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일부 조합원도 오후 수업을 오전으로 조정한 뒤 오후에 조퇴하는 방식으로 총파업에 참가했다.
민주노총은 9일 발생한 격렬한 시위는 현 정권의 친재벌 정책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며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노동자를 대규모로 구속하는 등 노동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파업은 6일 1차 파업에 참여한 쌍용자동차 금호타이어 노조 등이 불참했고 참가자들도 대부분 오후 4시간 파업에 그쳐 예상보다 강도가 낮았다.
민주노총은 12일 이후에도 매주 수요일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파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고조되는 긴장=이날 오후 여의도 집회를 마친 5000여명은 오후 4시반경부터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까지 2개 차로를 점거하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 불법 시위용품은 보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근로복지공단 앞까지 2.1km를 이동해 해가 질 때까지 촛불시위를 가졌으며, 이어 2km가량 떨어진 영등포구 서울중앙장례병원으로 이동했다. 이 병원에는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원으로 지난달 26일 시위 도중 분신한 이용석씨(31)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인도를 통해 움직이는 만큼 경찰에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병원까지의 행진 계획은 신고되지 않았다며 저지해 양측간 긴장이 고조됐다.
경찰은 이날 서울 집회에 44개 중대 8000명 등 전국에서 148개 중대 3만명의 경찰을 동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