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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터놓고 얘기해 결론 내야

Posted November. 17, 200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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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주요 현안인 이라크 파병과 용산기지 이전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나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두 나라 국방장관은 한미동맹 관계에 대해 거듭 신뢰를 표시했지만 한미동맹 50주년에 걸맞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은 유엔군사령부와 한미 연합사령부 포함 여부에 관한 이견으로 추후 협상을 계속하는 선에서 논의가 끝났다. 이라크 파병도 3000명의 재건 지원 위주 부대를 보내겠다는 한국의 제안에 대해 미국측이 파병은 각국이 결정할 문제라는 원론적 입장을 표명하며 명백하게 수락하지 않아 의견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한국 정부의 추가파병과 재건비용 지원 약속에 대해 사의를 표시했기 때문에 양국의 이견차가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본란에서 지적했듯이 견해차로 인해 합의가 어렵다면 시간을 두고 논의를 계속하는 것이 정도()다. 이라크 파병이나 주한미군 재배치는 졸속으로 처리해서는 안 되는 중차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견해차를 적당히 덮고 성급하게 매듭짓기보다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완벽한 합의를 도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이라크 파병과 용산기지 이전문제가 연계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잘못이다. 특히 유엔사와 연합사 이전 문제는 이번 SCM을 앞두고 갑자기 불거졌다. 미국은 기지 문제를 주한 미대사관 및 직원숙소 건축과 연계시키고 있어 점점 복잡해지는 느낌이다. 한미 양국이 미군기지 이전문제가 타결되지 못한 데 대해 공동성명에서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도 견해차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쨌든 이번 협의를 통해 한미 두 나라는 상대방의 입장을 분명하게 확인했다. 앞으로는 견해차를 부각시키기보다는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양국이 하루빨리 50년 동맹관계에 어울리는 결론에 이르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