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들아, 눈물을 멈춰라.
9일 열린 2003세계청소년(20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일본에 역전패한 뒤 한국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운명의 장난일까. 아우들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형들이 설욕에 나선다. 2003동아시아연맹컵축구선수권대회 첫 우승컵을 놓고 10일 오후 7시15분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국가대표팀끼리 맞붙는 한일전이 그 무대다.
유상철, 너를 믿는다
한국은 중국전 승리(1-0)의 대가로 이을용(안양 LG)을 잃었다.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손으로 치는 비신사적 행동으로 퇴장당해 일본전 출장이 불가능해진 것. 이을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 고리 역할은 물론 정확한 왼발슛으로 코너킥을 도맡았던 선수.
움베르토 쿠엘류 한국대표팀 감독은 그 공백을 메울 카드로 멀티 플레이어의 원조 유상철(32요코하마 마리노스)을 선택했다. 스리백의 중심축인 유상철에게 수비는 물론 공격까지 아우르는 야전사령관의 중책을 맡긴 것.
중국전 헤딩 결승골로 골 결정력을 과시했던 유상철은 일본 선수들을 이미 다 파악하고 있다. 이길 자신이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어느 스리백이 강할까
쿠엘류 감독과 일본의 지코 감독은 포백 신봉자. 하지만 성적 부진에 시달리던 쿠엘류 감독은 최근 스리백과 포백을 병행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스리백을 필승카드로 꺼내 공수 조직력을 끌어 올리며 전승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코 감독도 이번 대회에서 부임 후 처음으로 스리백 카드로 재미를 봤다. 중국과 홍콩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2연승을 달린 것.
한국과 일본, 어느 쪽 스리백이 강할까. 이는 앞으로 대표팀 전술 운용의 방향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김상호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