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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의 시대"

Posted January. 15, 200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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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남편의 부모보다 아내의 부모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서적 유대감도 남편의 형제보다는 아내의 형제가 훨씬 높게 나타나는 등 아내와 처가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대체로 딸의 부모가 딸의 가족과 가까이 사는 선진국처럼 이른바 장모시대의 도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실은 여성부가 한국가족의 변화상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여성개발원에 의뢰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 3500가구 9109명을 대상으로 가족가치관 및 가족관계 등을 조사해 15일 발표한 2003 전국가족조사에서 나타났다.

그동안 가족과 관련한 전국 규모의 조사가 몇 차례 있었지만 양성() 평등적 관점에서 조사를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남편의 부모를 모시는 비율(11.6%)이 아내의 부모를 모시는 경우(1.7%)보다 여전히 높았다.

그러나 같은 동네와 같은 시군에 거주하며 접촉하는 빈도는 남편이나 아내의 부모간에 큰 차이가 없어 뒷간과 처갓집은 멀수록 좋다는 말은 옛말이 돼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양가 부모 접촉 빈도의 경우 남편의 31.7%가 한달에 한두 번 이상 장인장모를 만난다고 응답해 아내가 시부모를 만나는 비율(40.1%)과 별 차이가 없었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경우 아내의 부모(18.1%)가 남편 부모(11.1%)보다 높아 장인장모가 경제적으로 딸 부부를 지원하며 생활에 적극 개입하는 일종의 권력이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서울대 한경혜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아직도 시부모를 모시고 경제적으로 부양하는 가정이 훨씬 많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여성의 교육수준과 사회 참여가 늘면서 가족관계도 아내와 처가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희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