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3월 폭설로 5일 충청권을 중심으로 고속도로 일부가 두절되고 철도가 운행에 차질을 빚는 등 육상교통의 대란이 초래됐다.
또 대전과 충남 충북 경북 등지에서는 초중고교 및 대학들이 임시 휴업과 휴강에 들어갔으며 충북 청주에서는 9000여가구에 대한 전기 및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대전과 충남지역의 농촌에서는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한 비닐하우스와 축사, 인삼 및 버섯재배사 들이 붕괴되는 등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
교통마비=충북의 경우 도내 22개 국도와 지방도의 차량 통행이 차단되면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시내버스와 고속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 또 청주지역 시내버스 630개 노선 중 시내 주요 도로의 100개 노선을 제외하고는 전면 중단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제설 작업을 위해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경부고속도로 상하행선 목천신탄진IC 구간과 중부고속도로 상하행선 오창IC남이분기점 구간 통행을 차단,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고속도로가 차단되자 차량들이 국도로 우회하는 바람에 인근 국도도 큰 혼잡을 빚었다.
경북 예천군 지방도 927호(예천읍상리면)와 영양군 지방도 920호(영양읍청기면) 등 도로 11곳이 전면 통제됐다.
경북 상주시 내서면화서면간 25번 국도 6km 등 상주와 영주지역의 일부 구간도 통제됐다.
열차 운행과 여객기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이날 낮 12시35분경 충남 연기군 조치원역 부근 경부선 상행선에서 대전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에 쌓인 폭설로 30여분간 운행이 지연되는 등 20여편의 열차 운행이 1020분씩 늦어졌다.
청주공항의 경우 이날 하루 동안 청주제주를 오가는 12대의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했다
수업 중단=이날 충남 천안시의 위례초교 등 대전 250개, 충남 372개, 충북 387개, 경북 117개교 등 1126개 초중고교가 임시 휴교 및 휴업에 들어갔다. 휴교는 6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눈이 많이 내린 보은군의 경우 16개 초등학교가 모두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목원대 우송대 등 대전지역 대학들도 이날 전면 휴강했다.
대전시교육청은 6일 실시할 예정이던 2004학년도 지역 공동 영재학급 및 지역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 교육대상자 선발고사를 13일로 연기했다.
농작물 피해=이날 오전 10시경 충남 논산시 광석면 왕전리 젖소 100마리를 사육하는 종현목장의 축사 천장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붕괴되는 등 충남지역에서만 10여개의 축사가 무너져 내렸다.
충북 충주시 주덕읍 덕면리 채소 비닐하우스 5개동(2000여m) 등 충남과 충북지역에서 200여개의 비닐하우스가 붕괴됐다. 충남 금산과 진천 등 인삼재배지역에서는 차양막들이 대부분 무너져 내리는 피해가 났다.
정전사태=이날 오전 6시52분부터 오전 9시30분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상당구 산성동, 청원군 옥산면 강내면 미원면 부용면 일대 9700여가구가 정전됐다.
한전측은 직원 등 300여명과 50여대의 장비를 동원해 응급 복구에 나서 8700여가구에 대한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
또 청주시 상당구 지북정수장의 정전으로 우암동 내덕동 일부 고지대의 수돗물 공급이 한때 중단됐다.
도심피해=대전시도시개발공사는 5일 하루 동안 생활쓰레기 수거를 전면 중단했다. 폭설로 쓰레기 수거 차량의 주택가 진입 자체가 어렵기 때문.
이날 오전 8시경 대전 대덕구 석봉동 스포츠볼링장 건물이 쌓인 눈을 이기지 못하고 지붕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이로 인해 경량 철골조 조립식 건물인 볼링장 990m 가운데 495m가량이 무너져 12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또 청주동물원에 기러기, 원앙새 등 20여종 100여마리의 새를 사육하는 물새장 천장의 그물망이 무너져 내려 청주시가 긴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천연기념물 수난=충북 보은군에 있는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과 천연기념물 352호인 정부인() 소나무의 가지 10여개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졌다.
5일 보은군과 속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보은군 내속리면 상판리에 있는 정이품송의 줄기에서 서쪽으로 뻗은 직경 15cm, 길이 3.7m짜리 큰 가지 1개와 직경 5cm, 길이 5060cm 크기의 잔가지 2개 등 모두 3개가 부러졌다.
또 보은군 외속리면 서원리에 있는 정부인 소나무도 서쪽으로 뻗은 길이 10m가량의 큰 가지 1개와 직경 1020cm, 길이 1m짜리 잔가지 9개 등 모두 10개가 부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