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한국기록은 여전히 79년 멕시코 유니버시아드에서 서말구가 세운 10초34. 25년 동안 단 100분의 1초도 단축하지 못했다. 그 부끄러운 역사를 일본인 코치와 한국인 선수들이 깬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지난해 12월 일본 단거리 대부로 불리는 미야카와 치아키 토카이대 체육과 교수(57)를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로 영입했다.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인 미야카와 교수는 이 때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국내 꿈나무 8명(남 3, 여 5)을 지도해왔고 그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다. 국내 여론을 감안했다는 이유.
미야카와 교수는 아시아 남자100m 기록 보유자 이토 고지(34)를 비롯해 아사하라 노부하루(3210초02), 일본 단거리의 샛별 수에츠구 신고(2410초03) 등을 키워 일본 단거리를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린 명장. 그 자신도 일본대표로 활약하며 현역시절 10초30의 기록을 세웠다.
지난 2월까지 한달에 한번씩 세 차례 한국 상비군을 지도한 미야카와 교수는 한국 선수들은 체격이 좋기 때문에 한국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장담했다. 이정흔 충남대 교수(체육학)는 미야카와 교수로부터 올해 안에도 한국신기록 수립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가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선수들의 주법을 뜯어 고치는 일. 서양선수에 비해 파워가 떨어지는데도 달릴 때 무릎을 너무 높이 올리는 것이 문제였다. 실제로 그는 동양선수에 맞는 주법을 개발해 아시아기록을 만들어 냈다. 그가 키운 수에츠구는 남자200m 아시아기록(20초03) 보유자.
18일부터 30일까지 대전에서 제4차 합숙훈련에 들어가는 미야카와 교수는 6월까지 총 8차례 한국선수들을 지도할 예정. 그가 한국기록을 깰 것으로 확신하는 유망주는 전덕형(29충남대 1년)으로 그의 개인최고기록은 2001년 전국체전 때 세운 10초62. 1m84, 75kg으로 스프린터로는 최적의 신체조건이며 특히 동양 선수에게 부족한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미야카와 교수는 오는 10월 전덕형을 토카이대로 유학시켜 대선수로 키울 계획이다.
미야카와 교수는 스프린트 이론과 테크닉(스프린트를 위한 저항적 훈련)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대학에선 스프린트 훈련 방법론으로 훈련 시스템의 주기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