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어제 임시전당대회에서 박근혜 의원을 새 대표로 뽑고 새출발을 다짐했다. 박 대표는 부패, 수구 이미지를 벗고 건전 보수 세력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임을 천명했다. 옳은 방향이다. 탄핵정국 속에서 당 지지율이 급락했대서가 아니다. 국민은 한나라당에 보다 본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도덕성의 기반 위에서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함으로써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의 참된 대변자가 돼 달라는 것으로 압축된다.
박 대표는 겸허한 자기성찰 위에서 이런 과제들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실용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실용 정당이 정쟁()과 당리당략으로 얼룩졌던 후진적 정당정치의 막을 내리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나 지역감정에서 자유로운 진정한 새 시대의 리더로 굳건히 서야 한다. 눈앞의 총선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보다 일찍 변화를 모색했어야 했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안주함으로써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던 것이 결정적인 과오였다. 지난 1년간 한 것이라곤 몇 건의 특검과 장관 해임이 전부 아닌가. 당이 침몰하고 있는데도 그 원인을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서만 찾았다. 차떼기 이미지만 벗으면 지지율은 다시 오를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오판과 오만의 대가는 국민의 실망과 외면일 뿐이다.
새는 보수와 진보의 양 날개로 난다. 건전한 보수 없이는 건전한 진보도 없다. 박 대표는 그런 기대와 역할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그것이 박 대표와 한나라당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고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