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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태자의 첫사랑'의 성유리

Posted April. 29, 2004 23:11,   

日本語

#미리 보기 하나.

일본 삿포로에 있는 리조트의 레스토랑에서 재벌 2세이자 한량인 권희(차태현)가 일행들에게 우쭐댄다.

나 최권희야. 여자 실망시켜 본 적 없어.

지난밤 만취했던 그는 일본인으로 착각하고 있던 유빈(성유리)의 방에 들어와 아무 일 없이 하룻밤을 잔 뒤, 아침이 되자 돈을 두고 나오는 길이다.

유빈은 당당히 권희 앞에 돈다발을 던지며 한국어로 일침을 놓는다.

당신. 어제 별로였어.

#미리 보기 둘.

일류기업 네트워크총괄실장 승현(김남진)의 사무실에 샌드위치 배달을 가는 유빈. 짝사랑하고 있는 승현에게 벌벌 떨며 겨우 저기 샌드위치 시키셨죠?라고 말한다.

나중에 친구에게 하는 말. (그 사람) 오늘도 진짜 멋있었다. 와이셔츠 소매 싹 걷고 사람들한테 지시 내리는데 카리스마가 와. 진짜 섹시해.

이 두 장면은 6월 방영되는 MBC 20부작 수목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극본 김의찬 정진영)에서 명랑당돌소녀로 변신한 성유리(23)의 모습을 미리 본 것이다. 천년지애(SBS2003년)에서 목을 꼿꼿이 세우고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니라라고 하던 성유리는 온데간데없다. 이 드라마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경쾌하게 그렸으며 일본 위성방송 스카이퍼펙에서도 동시 방영된다.

그룹 핑클 활동을 하는 동안 숫기 없는 이미지가 여전한 것 같아요. 실제로도 그런 편이고, 하지만 이번에는 끼를 보여주고 싶어요. 성격도 유빈을 조금씩 닮아가는 것 같아요.

유빈은 대학을 졸업하고 3년째 샌드위치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데도 늘 유쾌하다. 성유리는 밤새 촬영을 한 뒤 낮 장면에서도 활기 넘치는 유빈이 되어야 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성유리는 유빈 캐릭터와 달리 조용한 목소리와 수줍은 표정으로 답했다.

성유리는 천년지애는 힘들고 욕도 많이 먹어 애착이 간다며 그때는 독특한 사극풍 말투 때문에 부족한 연기력을 감출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현대극이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심은하 이후 TV에서 가장 예쁘게 나오는 배우라고 평한 바 있는 이관희 담당 PD는 성유리는 연기자로서 자질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성유리는 캐스팅된 뒤 절친하게 지내는 송혜교에게 전화를 걸어 (너는) 가수 비하고 함께 촬영해 좋겠다.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송혜교는 7월 방영 예정인 KBS 2 풀하우스에 비와 함께 출연한다.

성유리는 또 상대역 차태현에 대해서는 같은 미장원에 다니는 인연도 있지만 끼가 없는 나를 잘 리드해준다고 말했다.

성유리는 가수로 시작해 방송MC와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나 굳이 한 가지를 본업으로 정하고 싶지 않으나 당분간 연기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극중 두 남자 주인공에 대한 평가를 통해 성유리의 남성관을 엿봤다.

승현은 멀리서 바라보기에 좋죠. 하지만 너무 무뚝뚝하고 감정표현을 할 줄 몰라 연애하기에는 피곤할 것 같아요. 밝은 성격의 권희는 철이 들면 최고인데, 철이 안 들면 최악이고요.

성유리는 5월초 이 드라마 촬영을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45일가량 머문다. 그는 집에 오고 싶어 외국에서 보름 이상 있어본 적이 없다며 이번 촬영일정을 생각하면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