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치아는 단지 씹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치아가 예쁘면 미소도 아름답다. 얼굴도 눈에 띄게 환해진다.
최근 치의학계의 큰 흐름 중 하나가 심미() 치료다. 누런 이는 하얗게, 어긋난 치열은 가지런하게 고치는 것. 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데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고쳐야겠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치아 때문에 맘껏 웃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은 속 모르는 소리일 뿐이다.
희게 또 희게=구강위생이 좋지 않거나 항생제를 남용한다. 콜라 커피 초콜릿 등을 즐겨먹는다. 담배를 즐겨 피운다. 치아의 색이 유전에 의해 결정되긴 하지만 이런 생활습관은 이를 누렇게 만든다.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면 하얀 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변색의 정도가 심하고 오래됐다면 수면 미백()치료를 받는다. 트레이란 기구를 치아에 착용하고 잠을 자면 된다. 자고 있으면 기구에서 24시간 약물이 흘러나와 색소 분자를 파괴한다. 보통 2주 정도 착용하면 효과를 보지만 사람에 따라 8주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 방법은 안전하고 통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6개월1년마다 트레이를 다시 끼워야 변색을 막을 수 있다. 미백치약이나 붙이는 치아미백제도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
변색의 원인이 치아신경 손상이라면 치아 안쪽에 약물을 넣어 밀봉하는 방법을 쓴다. 약이 절로 흘러나오기 때문에 47일 간격으로 병원을 찾아 점검하면 된다.
미백 치료 중에는 레몬주스나 탄산음료, 차, 와인을 삼가야 한다. 이가 시릴 수도 있다. 미백 효과는 치아의 끝 부분이 가장 높고 잇몸 쪽이 가장 낮다.
고르게, 가지런하게=이가 어긋나면 미적으로도 좋지 않지만 충치나 잇몸질환, 입 냄새 등 치아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치아 교정은 69세에 많이 한다. 턱까지 자연스럽게 교정할 수 있기 때문. 성인이 되면 교정 기간이 길어지고 필요에 따라 턱 교정 수술을 별도로 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그럼에도 치아 교정을 받는 성인은 늘어나고 있다.
교정 장치는 2년 정도 착용해야 한다. 장치를 치아 바깥쪽에 대는 순측교정과 안쪽에 붙이는 설측교정 등 2종류. 요즘엔 외부로 표시가 나지 않는 설측교정이 단연 인기다. 설측교정은 한달 정도 발음에 애를 먹지만 곧 익숙해진다. 장치의 재질도 금속에서 플라스틱, 세라믹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잇몸이 많이 드러나 보기 싫은 경우가 있다. 대부분 잇몸이 치아를 지나치게 많이 덮어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 간단한 시술로 잇몸 가장자리를 깎아내면 된다. 최근에는 코 밑 부분에 보톡스 주사를 놓아 윗입술이 덜 열리도록 해 잇몸을 가리는 방법도 쓴다.
치아 치료와 미백을 동시에=충치가 있으면 레진으로 감쪽같이 때워 흰 치아를 만든다. 개당 2030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단단하지 않아 딱딱한 음식을 자주 씹으면 닳거나 깨질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색되기도 한다. 수명은 38년 정도. 표면이 고르지 못한 치아의 앞면을 0.5mm 정도 갈아내고 그 위에 얇은 판을 붙이는 방법이 있다. 라미네이트다. 크라운은 치아를 빙 돌아가며 갈아낸 뒤 치아 모양의 구조물을 위에서 통째로 덮어씌우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 시술의 장점은 이가 벌어졌거나 치열이 약간 비뚤어졌을 때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교정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달라붙어 정착하는 시간이 10일 정도 걸린다. 또 붙인 물질 때문에 누런 이가 감춰져 하얗게 보여 미백효과에도 좋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라미네이트는 얇은 판이 떨어질 우려가 있으며 크라운은 잇몸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가격도 부담이 된다. 보통 치아 1개에 라미네이트는 40만60만원, 크라운은 40만80만원 정도다.
(도움말=경희대 치과병원 보존과 최경규 교수, 삼성서울병원 치과 교정과 경승현 교수, 연세대 치과병원 보철과 심준성 교수)
김상훈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