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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맨이 사는 법

Posted June. 21, 200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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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필수품처럼 생활 속에서 쓰이고 있는 휴대용 기기를 활용하는 모습을 살펴본다.

노트북 PC로 쿨하게

홍씨의 회사는 정원이 있는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앞마당은 잘 꾸며진 정원 그대로다. 잔디가 깔려 있고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작은 연못도 있다.

아이디어가 중요한 업종이다 보니 이런 근무환경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연못 속의 물고기도 보고 푸른 잔디와 파란 하늘을 보며 자판을 두드리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는 하루에 1시간 정도는 이렇게 시간을 보낸다.

홍씨는 고객 업체 방문 때문에 외출도 잦은 편이다. 이럴 때도 노트북은 요긴하다. 외출 중에 급하게 e메일을 사용할 일이 생겨도 걱정하지 않는다. 무선랜이 되는 장소만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무선랜 환경을 갖춘 곳은 패스트푸드점에 많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다니는 길목에 있는 은행을 이용한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있어 더 좋다.

그는 가끔 시원한 카페에 앉아 노트북 PC를 사용하기도 한다. 주로 친구들을 기다리거나 만나기 위해서다. 이때 노트북 PC 화면을 채우는 것은 스타크래프트 게임이다.

회사를 퇴근해서도 그의 노트북 PC 활용은 끝나지 않는다. 서울 성북구에 집이 있는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광운대 캠퍼스에서 노트북 PC와 함께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계획하기도 한다.

디카 휴가때 챙기세요

회사원 손수진씨(26여)는 디지털카메라를 일기장으로 여길 정도로 사진을 자주 찍는다. 여름이면 떠나는 배낭여행 때 꼭 챙기는 물건은 바로 400만 화소 디지털카메라.

작년 여름 베트남으로 배낭여행을 8일간 갔는데 디지털카메라 덕분에 아주 멋진 추억을 만들었죠. 고산족 마을을 방문했을 때 디지털카메라로 아이들과 친해진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에는 액정화면(LCD)이 있어 찍은 장면을 바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고산족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며 웃기도 하고, 카메라를 신기하게 여기는 아이들에게 직접 찍어보게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

일반 필름카메라라면 여행지에서도 사람이 있는 풍경 밖에는 못 찍잖아요. 그런데 디지털카메라가 있으면 그곳 사람이 쓰는 물건이나 음식, 여러 가지 풍물들을 담을 수 있어 여행 일정을 기록하기에는 그만이죠.

그는 평상시에는 128MB의 메모리를 사용하지만 여행을 떠날 때는 256MB 메모리를 추가한다. 혹 메모리가 모자랄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평상시 그에게 디지털카메라는 취미 생활기록부다. 집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면서 겪는 재미있는 일을 블로그(일종의 개인용 홈페이지)에 올릴 때 디지털카메라가 요긴하기 때문.

매일 저녁이면 그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자신의 하루를 정리한다. 디지털카메라에 담긴 사진을 보며 하루를 되돌아보고 생각에 잠기곤 한다. 컴퓨터에 저장한 디지털 사진에 몇 줄의 감상을 더해 일기를 대신하고 있다.

MP3플레이어로 공부해요

방송통신대에 다니는 유수민(28여)씨는 MP3플레이어 마니아다. 지하철에서는 항상 MP3플레이어를 듣는다. 그가 좋아하는 노래는 조PD의 친구여. 그는 회사에 다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어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면서 공부하는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사용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뗄 수 없는 친구를 얻은 기분입니다. 작고 가벼워 부담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여름철 여행 때도 제일 먼저 챙기는 물건이 MP3플레이어다.

학생답게 그는 교육적인 용도로 MP3플레이어를 많이 활용한다. 오프라인상에서 진행되는 방송통신대 특강이 있으면 MP3플레이어는 녹음기가 된다. 강의를 전부 MP3플레이어로 녹음해 자신이 속한 공부 모임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다. 다른 일이 바빠서 특강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내려받아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MP3플레이어 활용법으로 MP3플레이어에 자신이 공부할 내용을 직접 녹음해 이동하는 시간에 듣는 법과 인터넷 사이트에 있는 영어회화 강좌를 내려받아 듣는 법 등을 소개했다.

그는 인터넷에는 다양한 MP3파일이 올라와 있다며 영어 드라마인 프렌즈라는 시트콤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영어를 배우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를 타면 MP3플레이어를 라디오로 활용한다. 차창 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때로는 노래,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사는 얘기를 들으며 더위를 잊고 여유를 되찾는다.



허진석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