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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퇴진할 생각 전혀 없어"

Posted July. 12, 20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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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일본 참의원(상원에 해당) 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약진하고 집권 자민당이 패배함에 따라 일본 정계는 양당구도로 정착되는 모습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선거 패배의 책임은 지지 않아도 당내 기반 약화는 불가피해졌다. 자위대 이라크 파견, 국민연금제도 변경 등 국회와 국민 여론을 무시한 채 이뤄진 정책 결정이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민당, 공명당 연립이 여전히 다수 안정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주요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가라앉은 자민당=기존 50석보다 적은 49석을 당선시키는 데 그쳤다. 하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인책 사퇴론에 대해 취임 3년여의 개혁정책이 착실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시점에서 퇴진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북핵 6자회담과 대북 수교회담 등 기존의 한반도 관련 정책에도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고이즈미 총리나 배석한 아베 신조() 간사장 등 자민당 간부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자민당은 단독 과반수 꿈을 이루지 못해 종교단체인 창가학회를 기반으로 하는 공명당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졌다. 공명당과의 정책협의 과정에서 당의 정체성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기세 오른 민주당=기존 38석에서 자민당보다도 많은 50석을 당선시켰다.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12일 고이즈미 정권 3년간 말뿐인 개혁에 식상한 국민의 심판이라면서 다음 중의원 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해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기세를 올렸다.

이제까지 일본 유권자들은 고이즈미 자민당에 실망하면서도 민주당은 너무 약해서라며 민주당의 수권 능력을 의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비례득표에서 자민당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데다 전통적 약세지인 지방에서도 고른 지지를 얻어 국민의 신뢰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주었다.

또 30대 여성 유권자들이 자민당보다 민주당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나 남성 지지자 중심의 딱딱한 당 이미지가 변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도 큰 소득이다.

호헌세력 몰락=공산당과 사민당은 자민, 민주의 양당구도에 밀려 지역구에서 1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다만 비례대표에서 각각 4명과 2명의 당선자를 내 간신히 정당의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평화헌법을 지키려는 호헌세력이 대중적 지지를 얻지 못함에 따라 자민당과 민주당 소장파가 추진해 온 개헌 작업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조헌주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