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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대응으로 생떼파업 잠재워

Posted July. 25, 200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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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노동계 하투()의 최대 고비였던 지하철 파업이 24일 교섭타결(부산)과 파업철회(서울)로 큰 파장 없이 마무리됐다.

또 보건의료노조 산하 서울대병원 노조도 파업 44일째인 23일 협상을 타결지음에 따라 LG칼텍스정유 등 일부만을 제외하고 주요 사업장들이 정상화되고 있다.

정부와 노사 양측은 올 임금단체협상 투쟁은 불법 파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사용자측의 강한 의지와 노동계의 총파업 자제 노력으로 극한대결 없이 연착륙했다고 평가했다.

병원에서 지하철까지=올 하투는 보건의료노조가 주5일제에 따른 인력 충원을 내걸고 6월 10일 첫 산별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노동위원회의 조건부 직권중재회부 보류 결정으로 노조는 합법 파업을 하면서 사용자측과 교섭을 계속했다. 노사 양측은 조정시한을 코앞에 둔 지난달 23일 주40시간제, 토요 격주휴무, 월차휴가 폐지 및 연차휴가 축소 등을 골자로 한 산별교섭을 타결했다.

지난달 25일 씨티그룹과의 합병에 반대해 일어난 한미은행 노조 파업은 국내자본의 해외유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노사가 맞고소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다 파업 18일 만인 12일 합병보조금 지급과 사무직군제 단계적 폐지 등에 합의해 극적으로 타결됐다.

그간 강경투쟁을 주도해 온 금속노조와 완성차 노조들도 큰 마찰 없이 임단협을 끝냈다. 현대차는 파업 5일(지난해 47일) 만인 1일 초고속으로 임단협을 체결했다. 기아차도 단협이 부결되는 파행을 겪었으나 지난해보다 생산손실을 큰 폭으로 줄이면서 임단협을 타결했다.

하투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지하철 파업은 공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노동위의 신속한 직권중재 회부 결정과 파업에 대비한 사용자측의 철저한 준비로 서울지하철 노조가 파업 4일째인 24일 선 정상화, 후 협상 방침에 합의하며 백기를 들었다.

자율교섭 정착, 생떼파업 철퇴=노동위는 예년과 달리 필수공익사업장인 보건의료노조와 부산지하철에 대해 필수기능 유지를 전제로 한 조건부 직권중재결정을 내려 노사자율협상을 이끌어냈다.

정부는 노사협상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서울대병원과 LG정유, 지하철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사법처리 방침을 밝혀 생떼파업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측이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해 선 불법파업 철회, 후 교섭 재개라는 원칙을 관철한 것도 과거에 볼 수 없던 일이다. 특히 지하철 노조가 자중지란 끝에 스스로 파업을 푼 것은 파업을 위한 파업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노총도 새 지도부가 들어서 예년과 달리 연례적인 총파업과 거리투쟁을 자제했고, 절차에 따른 합법파업을 적극 유도함으로써 민생 불편을 줄이고 강경파의 명분 없는 극한투쟁을 막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올 하투에서 이른바 떼쓰면 이긴다거나 무조건 버티면 정부가 나설 것이다라는 그릇된 관행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자율교섭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는 노사관계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