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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은 뭐하고 있나

Posted October. 19, 200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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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예정대로 오늘 국보법 폐지를 위한 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국민의 80%가 반대하고 있고, 검찰총장까지도 폐지 후 형법으로 보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한 일방적인 안()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 국가안보의 근간이 흔들릴 것만 같아서다.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집권 여당의 독선도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그런데도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대안()조차 못 내놓고 있다. 국정감사 중이라 국감에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군색한 설명이다. 국보법 개폐 논란이 불거진 지 2년이 돼 가지만 아직 당론조차도 못 정하고 있지 않은가. 박근혜 대표가 한 달 전 정부참칭 조항 등은 없앨 수 있다고 했다가 강경파의 반발에 밀려 없던 일이 되고 만 게 전부다. 불고지죄 축소, 찬양고무죄 처벌 요건 완화와 같은 안도 나왔지만 역시 당론으로 모아지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의 개정안 제출을 눈앞에 두고 한나라당은 몸을 던져서라도 막겠다고 한다. 여당의 강행 처리에 맞서 필요하다면 실력 저지도 해야 한다. 그러나 그전에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국보법 폐지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국보법 폐지는 결코 안 되지만 시대 변화에 맞게 일부 조항은 개정할 수 있다면 그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국민은 결국 대안을 통해서 판단하고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수 본류를 자임하는 정당이, 그것도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국보법 폐지에 맞서 대안 하나 제때 마련하지 못해서야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 이래서는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 이제라도 확실한 대안을 내놓고 여당과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책 대결을 벌여야 한다. 그것이 야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책무다. 더 이상 머뭇거린다면 국민의 실망과 분노만 살 뿐이다. 언제까지 여당에 끌려 다닌다는 소리를 들을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