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에서 일하던 북한 노무자 45명이 근무지를 이탈해 극동 캄차카반도까지 갔다가 러시아 이민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캄차카주 내무부 이민국은 이날 불법적으로 영내에 들어온 북한인 45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을 연해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연해주에 있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지에서 일하는 파견 노무자들로 기지를 무단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함대 시설에는 현재 150명의 북한 노무자들이 일하고 있다.
체포된 북한인들은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비행기로 연해주에서 캄차카까지 왔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캄차카에는 별다른 일자리가 없어 이들의 탈출 경로와 동기에 의문이 일고 있다.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는 북한 노무자들이 집단적으로 항공기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게 된 경위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해주에서 캄차카까지는 직선거리로 2300km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이들이 캄차카에서 배를 이용해 제3국으로 밀항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최재근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총영사는 모든 가능성을 놓고 진상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지역에는 연해주 1200여명, 사할린 300여명 등 4000여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대부분 건설 노무자나 임업 노무자들이다.
1990년대 초반 하바로프스크의 벌목장에서 일부 북한 노무자들이 현장을 이탈해 탈출한 사례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통제 강화로 이탈 사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캄차카에 파견된 북한 노무자는 없다.
김기현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