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초중고교의 절반 정도에 교내 폭력서클 일진회가 존재하며, 일진회 소속 학생들은 단체 모임을 통해 공개 성행위 등 온갖 일탈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현직 교사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J중학교 정세영(52사진) 교사는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실무자 워크숍에서 일진회를 알면 학교폭력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주제로 강연했다.
단체모임 행사비 수천만 원, 성행위까지=정 교사는 일진회가 학내 서클이 아닌 조직폭력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진회 회원이 되면 선배들로부터 상명하복식의 예절교육, 폭력교육과 피임법 등을 전수받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음란물을 공유한다는 것.
그는 또 각 학교 일진회가 모인 서울지역연합 소속 학생들은 2003년 겨울방학 중 매주 토일요일에 일명 일락(일일 락카페)을 개최했으며, 매회 5001200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행사장 입장 티켓 가격은 1인당 7000원이었다는 것.
그는 서울지역연합 일진회 회원만도 200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행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남녀 커플이 알몸으로 성행위를 묘사하는 일명 섹스머신과 섹시하게 춤추는 파트너를 골라 돈을 주고 옆자리에 앉혀 접대 받는 이른바 노예팅이라는 것.
정 교사는 2000, 2001년 성신여대 입구의 M카페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직접 성행위를 했다는 학생들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통계 누락 많아=정 교사는 학교와 교육청이 학교폭력 실태를 정확히 조사하지 않고 축소하거나 은폐하고 있다면서 서울시내 초중고교 1200여 개 학교 중 600여 개 학교에서 일진회가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교마다 약 20명의 멤버가 일진회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서울 시내 중학생들로 구성된 일진회를 학년별로 3개씩 총 9개를 적발해 지도 중이라고 밝혔다.
정 교사는 2002년 3월부터 5월까지 서울시내 5개 초등학교 출신 551명이 관련된 일진회 조직을 적발했지만 파장을 우려한 교육청 등이 개입해 조사가 중단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학교폭력 예방의 대안으로 일진회 실태 파악을 위해 일선학교와 교육청의 수직적이고 단선적인 조사체계 외에 2, 3개 학교를 묶거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연계한 혼합형 생활지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정 교사는 2002년 초 당시 졸업을 앞둔 여학생들이 일진회 선배들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을 조사하다 일진회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이후 학생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각종 자료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일진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 이처럼 나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아니며 발표에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원수 이나연 needjung@donga.com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