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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따라 흐르는 예술

Posted April. 07, 200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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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봄이다! 날씨도 좋고 왠지 어디로만 떠나고만 싶은 계절.

멀리는 부담스럽고, 드라이브만도 좀 심심하다. 어디 가까이에 예술의 향기와 나들이를 함께할 곳은 없을까.

음악과 미술, 나들이를 모두 즐기고 싶다면 양평으로 가자. 그림과 조각을 감상하고 라이브 클래식의 선율도 느끼며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

닥터박 컬렉션&갤러리의 손갑환(41) 실장의 안내로 양평, 가평 지역의 예술 투어를 다녀왔다.

천혜의 풍광속 둥지튼 예술인 낙원

경기 양평군 강상면, 강하면 일대, 가평군 외서면 일대에는 양수리 물길을 따라 곳곳에 미술인들의 아틀리에와 갤러리(차와 식사, 전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가 밀집돼 있다.

특히 양평군 강상면, 강하면 일대는 밀레가 살았던 프랑스의 바르비종을 연상케 할 정도로 자연의 정겨움이 살아 있는 곳.

양평 예술투어를 운영하는 손 실장에 따르면 1988년 민중화가 민정기 씨가 정착한 이래로 서양화가 최석운 씨, 조각가 이재효 씨 등 지금까지 280여 명에 이르는 미술인들이 정착해 살고 있다고 한다.

미술인들은 대부분 각자의 작업실을 투어용으로 개방해 놓고 있어 일반인의 관람이 가능하다. 단 개별적으로는 안 되고 일주일에서 열흘 전에 손 실장에게 예약(011-442-0906)을 한 뒤 단체로 관람해야만 한다. 인원은 20여 명 내외이며 당일코스(오전 10시경부터 오후 5시까지)는 2만, 3만원, 1박2일 코스는 5만 원 정도를 받는다(식사 포함).

화가 겸 예술경영을 전공한 손 실장에게서 각 미술 분야에 대한 설명과 그림 보는 법 등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코스에는 아틀리에와 갤러리, 음악회 등이 포함되며 개인적으로 방문하고 싶은 미술 분야 작업실이나 갤러리를 미리 요청하면 코스에 포함해 주기도 한다.

양평, 가평 일대 갤러리에서는 유리공예, 도자기 만들기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따로 비용을 지불하면 자기만의 예술품을 만들어 가질 수도 있다.

갤러리라고 미술품만 생각하면 오산. 이 지역의 아지오, 가일미술관 등 곳곳에서는 전문 클래식 연주자들이 벌이는 작은 콘서트, 독주회, 앙상블 등이 수시로 열린다.

강변의 보석 같은 갤러리들

하얀 외벽의 현대식 건물이 독특한 아지오(galleryagio.co.kr)는 차 한 잔에 전시와 음악을 두루 즐길 수 있는 곳. 전시관에서는 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Glass 만듦전이 열리며 카페에서는 매월 셋째 주 정오에 음악회가 열린다. 2층 유리 공예실에서는 누구나 유리로 각종 작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1만 원.

도예전문 갤러리 몬티첼로(031-774-9301)는 숲 속에 숨어 있는 작은 낙원. 도로에서 약 50여 m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숲 안에 있다. 1층에서는 도예 체험을 할 수 있고 2층은 레스토랑. 1층에서는 안 보이지만 2층에 올라 좌석에 앉으면 시원하게 펼쳐진 강변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탕골예술관(batangol.com)은 양평 지역의 여러 갤러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놀거리, 볼거리가 가득하다. 1999년 개관 공연으로 연극배우 박정자의 페드라를 올렸던 이 예술관에서는 지금도 주말이면 각종 연극, 콘서트, 애니메이션이 펼쳐진다. 6월 24일까지 전시관에서는 coming soon전과 추억의 전당포전이 열린다.

미술,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일미술관(gailart.co.kr)은 건축가 강건국 관장이 직접 설계하고 지은 곳. 강 옆에 펼쳐진 넓은 야외 테라스에서는 여름이면 한여름 밤의 음악회도 열린다. 미술관에서는 다음달 17일까지 아버지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되며 이달 15일에는 같은 주제로 시 낭송회, 소프라노 김수정, 오보에 양승진 등의 작은 음악회도 열린다.

갤러리는 아니지만 꼭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한 군데 더 있다. 바로 자연주의 음식점 옹화산방(www.옹화산방.com). 아지오에서 몬티첼로를 지나는 길(88번 지방도)에 있는 옹화산방에서는 범상치 않은 한정식을 만날 수 있다. 민들레, 싱아, 쑥 등 산야에서 자라는 온갖 식물을 요리로 소화한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또 각 음식의 재료와 효능을 종업원이 식사 자리에서 바로 설명을 해준다.



이진구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