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7일 개최한 제57주년 제헌절 기념식은 국회의원 참석자가 적어 갈수록 빛이 바래가는 제헌절의 현주소를 실감하게 하는 자리였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고작 20여 명에 그쳐 입법부 몫으로 배정된 좌석의 상당 부분을 외부 인사들이 채웠다. 참석자들은 각 당의 대표와 지도부 등 주요 당직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머지 의원들은 외유를 떠났거나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문희상() 의장과 정세균() 원내대표, 배기선() 사무총장, 원혜영() 정책위 의장, 장영달() 상임중앙위원, 신기남() 국회 정보위원장, 유인태() 이은영() 이목희() 의원 등이 눈에 띄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와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 이재창() 김영선() 권영세()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또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대표와 민주당 한화갑() 대표, 자민련 김학원() 대표 등이 참석했다.
국회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국회의원 50명 정도는 참석했는데 갈수록 참석자가 줄어들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국무위원 중에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천정배() 법무부 장관,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참석했다.
2008년부터 제헌절은 공휴일에서도 제외된다.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제헌국회의원인 김인식(92) 제헌동지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정부 시책에 의해 제헌절의 의미가 축소되는 것 같아 안타깝지 그지없다고 한탄했다.
이명건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