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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촌 흐지부지

Posted August. 10, 200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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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반공사는 5일 간부급 33명으로 구성된 회의에서 이 사업을 추진할 경우 엄청난 초기 투자액이 필요하고 해마다 큰 폭의 운영적자까지 떠안아야 한다며 국고 지원이 없는 한 사업 추진이 무리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공사 측은 당초 4개 지역인 사업대상지를 1개로 줄여 시범사업을 벌이는 것을 검토하는 한편 25일 이사회를 소집해 사업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키로 했다.

경과=지난해 12월 농업기반공사는 충남 서천군, 전남 순창, 곡성군과 시니어콤플렉스 조성사업추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양해각서 체결 대상에 강원 영월군이 추가됐다.

이어 올해 5월 복지부는 서천, 곡성, 전북 진안군, 영월 등 4곳을 농어촌복합노인복지단지 조성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

농업기반공사와 복지부의 안은 순창과 진안이 바뀌어 있을 뿐 나머지는 같아 사실상 동일 사업이나 다름이 없는 셈.

대통령자문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는 7월 14일 농어촌복합생활공간조성계획에 복지부의 사업계획을 포함시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사업 내용=노인복지단지에는 단지마다 60세 이상 은퇴자 부부 150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사업비는 단지당 토지매입비와 주택건설비를 포함해 평균 280억 원이 소요된다는 것. 이 중 35억 원은 복지회관 등 건설비 명목으로 국고에서 지원하며 나머지는 해당 지자체가 농업기반공사의 투자를 유치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농업기반공사는 그동안 입주 가구(2인 기준)에 입주보증금으로 2억3000만 원(퇴거 시 반환)과 월 90만 원의 관리비(식비 포함)를 받거나 2억4000만 원의 투자비(20년 후 소멸)와 월 20만 원의 관리비를 받는 방안을 마련해 타당성을 검토해 왔다.

포기 이유와 전망=미국 등 서양 국가와 달리 부동산 소유 의지가 강한 한국에서 거액을 투자해 시골의 임대주거단지에 입주할 희망자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노인요양비와 관리비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국고 지원이 없는 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농업기반공사는 그동안 이 사업을 농촌 활성화와 은퇴 층의 안락한 노후 설계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추진해 왔으나 다른 정부투자기관이나 민간기업이 손해를 각오하고 나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대해 복지부 노인지원과 송인수() 사무관은 농업기반공사 측이 투자를 해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농업기반공사가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 국민연금이나 민간기업을 투자 대상자로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천군 사회복지과 강신화 계장은 만약 공사 측이 포기하면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우 fo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