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인재로 자라기 위해 국내에서 맞춤교육을 받는 외국인 학생들이 있다.
삼성전자가 외국 현지에서 직접 선발해 성균관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고 있거나 곧 수업을 시작하는 학생 4명을 23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캠퍼스에서 만났다.
폴란드에서 온 도미니카 도르(28여) 씨와 중국 출신 리밍(27) 씨는 1년간 한국생활을 했고, 슬로바키아를 떠나온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는 페테르 코모리크(22) 씨와 중국인 딩지(23여) 씨는 한국 유학생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대학의 MBA 과정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은 2학년 35명, 9월 신학기 신입생이 43명으로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모두 삼성전자가 급성장하는 시장에 투입할 인재 개발을 위해 동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뽑아온 엘리트들이다. 졸업 후 이들은 본사와 현지법인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도르 씨는 모국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프록터 앤드 갬블(P&G)에서 1년간 일한 뒤 한국에 왔다. 그는 사회 초년병이 기업 지원을 받는 경우가 드문데 운이 좋았다며 한국의 교육 수준이 높고 그룹 활동이 많은 데 놀랐다고 말했다.
리 씨는 중국 칭화대에서 전자공학 석사까지 마쳤다. 그는 전체 120명 중 최우등으로 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목표로 유학 준비를 하다 한국으로 방향을 바꿨다.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이었다.
삼성과 성균관대로부터 전액 장학금 및 생활비를 받는 이들은 졸업 후 국내에서 2년, 모국에서 2년씩 근무한다.
1년 전만 해도 리 씨가 알던 한국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전부였다.
딩 씨는 베이징대에서 한국어와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다. 한국이 낯설지 않다는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 사람들이 장롱 속 금붙이를 선뜻 내놓는 모습에서 한국의 저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코모리크 씨는 한국에 와서 장기불황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믿어지지 않았다며 세계 경제상황에 비춰봤을 때 한국이 특별히 나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도르 씨는 폴란드인들에게는 북한보다 남한이 더 낯선 국가라며 양국의 문화를 모두 접했기 때문에 한국과 폴란드 간 문화 차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잘 해결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이영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