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s will be boys.
사내아이들은 어쩔 수가 없다고 혀를 차는 소리다. 남자 아이들의 장난이나 거친 행동을 눈감아줄 때 쓰곤 하는 남성우월적 속어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 미국 교육계에서는 이 말이 남성 열등 현상을 설명하는 말로 이해될 만큼 남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대학 학부에 진학하는 남학생의 비율은 전체의 44% 수준. 고등학교 자퇴율의 80%를 차지하는 것도 남학생이며 주의력 결핍 및 과다 행동 장애로 별도의 지도가 요망되는 학생의 80% 역시 남학생이다.
급기야는 백악관의 안주인인 로라 부시 여사(교사 출신)까지 나서 방치돼 온 남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언론들도 앞 다퉈 그 원인 분석에 나섰다.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30일자)는 이 같은 현상을 남자아이들의 위기(The Boy Crisis)로 규정하고 먼저 사회화가 아닌 태생적인 요인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남자아이들의 신체적 심리적 남성화를 결정짓는 주요인은 유소년기나 사춘기의 이른바 사회화 과정 때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엄마 배 속에서부터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남자 태아는 임신 초기부터 남성 호르몬들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계 전반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등생의 개념은 우열반 진학률과 시험 점수 같은 수치 위주로 평가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같은 평가방식이 동적()이고 때론 무질서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남학생들의 두뇌 구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콜로라도 주의 한 중학교 과학 교사가 전하는 화학 실험실 수업 광경은 이 같은 단면을 보여주는 일화.
여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실험 취지와 설명을 차근차근 읽으며 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내는 반면 상대적으로 산만한 남학생들은 화학물질을 가리키며 먹을 수 있느냐고 묻는가 하면 때론 과제 외의 것도 실험하길 원하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 커리큘럼은 이 같은 또 다른 가능성을 무시한다는 것.
한 교육학자는 지금은 일반화된 유치원 수업장면을 예로 든다. 그는 요즘 어느 유치원 수업을 가 봐도 모범이 되는 여자 어린이 옆에 있는 남자 어린이는 결함 있는 여자 아이(defective girl) 취급을 받곤 한다고 전했다.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 교육계에서는 이를 감안해 남학생과 여학생을 분리 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차츰 커지고 있다.
김정안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