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합까지는 시일이 걸리겠지만 두 은행의 주식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해 한다.
대체로 인수합병(M&A)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므로 국민은행 소액주주들은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면 되지만 반대로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은 주식을 팔아야 하느냐가 관건이다.
외환은행 주주의 선택은 네 가지
국민은행 소액주주들은 두 은행이 통합하더라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통합 당시 국민은행 주가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주식 수는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통합 이후 국민은행 주가가 어떻게 될지 예상한 뒤 보유하거나 더 사거나 팔면 된다.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은 네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공개매수를 신청해 현금을 받거나 주식 교환비율에 따라 국민은행 주식으로 바꿔 받거나 매수청구권을 활용해 현금을 받거나 통합이 확정되기 전에 팔 수 있다.
공개매수는 의무가 아니지만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 두 은행이 합병하면 외환은행은 상장 폐지되므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이들이 가진 주식 중 일정 수량을 국민은행이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 가격은 기업 가치와 주가를 봐서 국민은행이 정한다. 공개매수하고 남은 주식은 일정 비율로 교환된다.
교환비율은 합병 결정일로부터 한 달, 1주일, 하루 전 주가 평균으로 정해진다. 만약 교환비율이 3 대 1이라면 외환은행 3주로 국민은행 1주를 얻게 되는 방식이다.
합병에 반대한다면 주식매수 청구를 할 수 있다. 매수 가격은 합병 결정일로부터 2개월, 1개월, 1주일 전 주가 평균으로 정해지는데 대개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다.
어느 쪽이 유리할까
상황이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대응방법은 달라야 한다.
24일 1만2700원인 외환은행 주가가 적정하다고 보거나 통합에 따른 변동성이 싫다면 지금 팔면 된다.
국민은행이 투자 파트너를 끌어들여 외환은행 인수자금 6조 원대를 마련한다면 통합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도 방법이다.
현대증권 홍진표 연구원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통합 작업이 빨리 끝날 가능성이 높고 공개매수 가격도 소액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04년 2월 당시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경영권을 인수할 때 인수와 통합은 동시에 진행됐다. 당시 공개매수 가격은 경영권 인수와 같은 주당 1만5500원.
국민은행 단독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한다면 자금부담 때문에 통합작업이 늦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통합 전에 주식을 파는 주주들로 인해 주가가 떨어져 공개매수 가격도 낮아진다.
2003년 7월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할 때가 대표적 사례. 당시 신한은행은 조흥은행 주식을 주당 6200원에 인수했지만 통합은 2004년 4월로 미뤘다. 공개매수 가격은 통합 지연으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주당 3500원에 머물렀다.
한화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라며 소액주주들은 국민은행의 행보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임숙 손택균 artemes@donga.com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