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마찬가지로 남성도 사계절을 경험한다. 늘 새로운 봄과 같은 유년기를 거치고 어느덧 청년으로 성장해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는 여름을 준비한다. 30대 중반부터는 남성 호르몬이 1%씩 떨어진다. 어느덧 가을이 되면 직장생활도 자리를 잡는 시기. 이때는 20, 30대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만성질환이 생기는 시기다. 이 시기를 무사히 넘긴 60대 이후의 남성들은 전립샘 질환이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난다. 각 계절로 남성들이 주의해야 될 병에 대해 알아봤다.
-10대
이 시기에 문제가 되는 것은 단연 소아비만이다. 2003년 전국 14개 중학생 3615명을 대상으로 비만 여부를 조사한 결과 비만한 남자가 20.7%로 여자에 비해 2배나 많았다.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 고혈압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고 정신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릴 때 부모가 잘 관리해 주어야 한다.
비만은 유전적 요인보다 식습관과 활동습관이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남성호르몬도 비만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비만의 주범인 패스트푸드 이용을 줄이고 가족과 같이할 수 있는 배드민턴 인라인스케이트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인스턴트음식 등 유혹을 느낄 만한 음식은 미리 치우고 고지방 고열량 음식은 되도록 구입하지 않는다.
-20,30대
가장 건강한 신체를 갖는 연령대다. 외적인 요인보다는 자신의 무관심과 부주의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 시기 사망 1순위는 교통사고. 음주 운전도 무관하지 않다. 무분별한 음주와 식습관 때문에 위염 위궤양 등 소화기 질환도 잘 걸린다. 임시변통으로 제산제 등을 상복하는 것보다는 과음과 불규칙한 식사로 인해 속이 쓰리고 아프면 소화기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갈수록 치열한 직장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소화기능 장애를 겪어 30대 중반부터는 늘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불량에 잘 걸린다.
이 시기엔 평생 건강을 위한 체력관리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 종목을 선택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기초체력을 배양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20, 30대엔 근육량을 늘리는 근육 운동과 함께 평생 즐길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달리기나 빨리 걷기, 수영 등이 있다.
-40,50대
40대 남성 사망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에서 보듯 한국 중년남성의 건강 적신호가 켜지는 시기다. 직장과 가정 양쪽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과음과 만성피로에 찌들게 만든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과음과 피로 및 기름진 식단을 피하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의 섭취가 중요하다.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혈관에 상처를 줘 심장 질환으로 인해 돌연사를 부를 수 있다.
평소 혈압이 높고 짧은 시간 운동하는데도 숨이 차고 피로를 느낀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심장 및 혈관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혈압 수치를 자주 체크해 고혈압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다. 금연과 정기검진도 필수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 내과 권오정 교수는 20대에 하루 1갑씩 20년 정도 피우면 50대에서 폐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며 40대부터라도 금연을 하게 되면 60대부터는 담배를 안 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기 많은 중년 남성이 자연스러운 나잇살이라며 배둘레를 자랑하는데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을 불러일으키는 복부비만을 주의해야 한다.
-60대 이후
이 시기엔 뇌혈관 질환, 기관지 질환, 위암 등 장기간 진행되는 질병으로 인해 사망 건수가 급증하는 시기.
사실 생활습관을 고친다고 해도 이미 진행된 각종 퇴화현상으로 발병을 원천적으로 막기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 남성들은 특히 전립샘 질환으로 고생을 많이 한다. 60대의 60%, 70대의 70%에서 환자가 생길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소변을 볼 때 오줌 줄기가 약하고 시원하지 않으며 자다가 소변을 3회 이상 보는 증상이 있으면 비뇨기과에서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좋은 치료제가 많아 나와 노인성 만성질환 중에 증상 개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질환의 하나다.
평소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정보나 서적을 통해 뇌중풍(뇌졸중)이나 심장 질환 등의 급성 질환 시 대처법 등을 숙지해 놓는 것이 좋다. 또 급할 때 연락할 수 있는 병원과 가족 친지 연락처도 보기 쉬운 곳에 부착해 놓는다.
이진한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