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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목 선이수과정 고교생들 만족도 높다

대학과목 선이수과정 고교생들 만족도 높다

Posted April. 28, 200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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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목고 3학년인 박소영(18) 양은 1월 연세대에서 이재성()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생각과 글 강의를 듣다가 과제를 받고 당황했다.

일상 속의 권력이라는 주제가 생소하게 느껴졌기 때문. 박 양은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대학 도서관에서 밤낮으로 자료를 찾았다. 같은 조 친구들과 난상토론을 벌여 학교에 내재된 권력에 대해 쓰기로 하고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결과는 20점 만점에 18점.

박 양은 학교 수업에서 이렇게 깊이 토론한 적이 없다며 전에는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썼는데 이제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신문방송학과와 국문학과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하던 박 양은 강의 수강을 계기로 국문학과에 진학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박 양이 들은 강의는 대학과목선이수제(AP)의 하나. 고등학생이 방학 때 대학 과목을 미리 들으면 나중에 해당 대학에 입학했을 경우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본보가 26일 입수한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1월 227일 고려대와 연세대에서 시범 실시한 AP 과정 참여 학생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국어 영어 수학 생물 물리 화학 중 1개 과목을 선택했다. 과목별로 20명 정도가 수강했다.

고려대와 연세대에서 AP 과정을 이수한 학생 198명(성적 D 이상) 중 1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7%가 해당과목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AP 과정을 들은 후 해당과목을 전공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학생은 62%나 됐다. 절반이 넘는 69.3%는 사설학원의 주입식 교육보다 학습 효과가 좋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고교 수업에서 접할 수 없는 수준 높은 강의를 통해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점을 AP 과정의 장점으로 꼽았다.

또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아도 AP 과정을 듣겠다는 대답(63.5%)이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 수강하겠다는 의견(10.4%)보다 훨씬 많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7학년도부터 AP 과정 성적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AP 제도를 본격 실시하겠다고 지난해 10월 밝혔다.

전문가들은 논술시험이 대학 입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다양한 지식에 목말라하는 학생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