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올 3월 국무총리비서실, 교육인적자원부 등 40여 개 부처 중앙정부 공무원 930여 명에게 자체 예산을 들여 주말농장을 무료 분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본보 취재 결과 농협은 주말농장 무료분양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 정부중앙청사, 정부과천청사, 정부대전청사 내 정부기관과 국회 사무처 등에 의뢰해 이들 기관이 추천한 공직자 930여 명에게 35평의 주말농장을 무료로 분양했다.
총 41개 기관의 공직자들이 무료 분양을 받았으며 농협은 이를 위해 6572만 원을 썼다. 35평짜리 주말농장 1계좌의 가격은 서울 인근의 경우 10만 원 안팎이다.
농협은 우수 고객 관리 명목으로 개인 실적이 높은 전국 16개 시도의 일반인 우수 고객 5108명에게도 주말농장을 무료 분양했으나, 공직자들의 경우 소속 기관의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는 점에서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농협은 무료 분양 대상을 전략점포 및 주요 고객 우수 고객 금고관서 임직원 사무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고객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2003년부터 매년 같은 방식으로 무료 분양을 해왔다.
정부중앙청사 농협지점은 3월 10일 국무총리비서실 등 청사 내 정부부처와 산하단체 16곳에 공문을 보내 추천받은 278명에 대해 무료 분양을 해줬다. 과천청사는 402명, 대전청사는 137명이 분양받았다.
기관별로는 국회 사무처가 11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농림부 55명, 행정자치부 40명, 환경부 33명, 중소기업청 22명 등이다.
한 간부급 공무원은 우수 고객 관리 차원에서 무료 분양을 해주는 것이라면 개별적으로 통보를 해 신청자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무원이라고 무료 분양을 해주는 것은 분명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해당 지점이 우수 고객을 선별해 분양할 경우 다른 고객들로부터 반발을 살 우려가 있다며 이 때문에 부처별로 공문을 보내 일괄 신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진구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