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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경제팀 바꿔 경제위기 수습해야

[사설] 정부 경제팀 바꿔 경제위기 수습해야

Posted June. 26, 200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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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현 정부 경제팀은 최근까지 경기낙관론을 일관되게 펴왔다. 수출 증가와 내수() 호전으로 하반기에도 상승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해 왔다. 그러나 내수를 뒷받침할 소비와 투자심리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기업은 현금을 쌓아둔 채 투자를 피하고 있다. 정부 경제팀이 시장으로부터 최소한의 신뢰라도 얻었다면 사정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바꿔야 한다. 시장과 기업이 신뢰할 인물로 새 경제팀을 짜야 한다. 정부의 실패를 자인함으로써 정권에 비판적인 세력에 고개 숙이는 꼴이 될까봐 결단을 못 내리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주기 바란다. 자칫하면 나라가 주저앉을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매년 1월과 7월에 개각을 하겠다고 한 바 있으니, 그런 점에서도 지금이 때다.

현 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각종 경제지표뿐 아니라 지방선거 결과로 이미 끝났다. 기업과 시장을 되살려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 확인된 표심()이다. 한 부총리나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같은 인물로는 시장 분위기를 되돌리기 어렵다.

위기의 실체를 냉철하게 보자. 세계적 금리인상 도미노 등 국제경제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이를 수습할 경제 리더십은 실종상태다. 경제정책을 총괄해야 할 재정경제부는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 현대자동차 부채 탕감문제로 전현직 간부들이 줄줄이 조사를 받고 있다. 오죽하면 한 부총리가 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라는 메일까지 보냈을까.

세계 각국은 부동산 버블과 인플레에 대처하기 위해 경제 연착륙(소프트랜딩)에 온 힘을 쏟고 있는데 국내에선 세금폭탄, 금리폭탄, 대출중단 등 부동산발() 충격을 부추기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개방파를 자처하던 한 부총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전력을 기울일 것처럼 하다가 최근 한미 FTA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며 신호()체계를 교란시켰다. 노 대통령이 시간에 쫓겨 내용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한 직후다. 이밖에도 제대로 돌아가는 경제정책이 없다.

기업과 가계가 이런 경제팀을 믿고 투자나 소비에 나설까. 한국은행 2분기 소비심리 조사에 따르면 모든 소득계층에서 체감경기 둔화 현상이 나타났다. 생활형편, 가계수입, 취업기회 전망 등이 다 나빠졌다. 다수 국민이 희망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런데도 대통령은 현 경제팀을 그냥 두고 지켜보자고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