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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배니 뭐니 거대 담론은 모두 헛소리

[사설] 분배니 뭐니 거대 담론은 모두 헛소리

Posted July. 11, 200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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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한 인터뷰에서 분배니 뭐니 거대 담론은 모두 헛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531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이 정부의 경제운용 방향을 양극화 해소 및 복지에서 경제 활성화로 선회하도록 유도한 배경을 설명한 말이다. 정부와 여당, 청와대가 조율한 것이고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반성이라니 계속 지켜볼 일이다.

어느 정부나 복지, 분배를 외쳤지만 노무현 정부야말로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 증원이나 증세(), 재정 확대를 주장할 때 늘 복지를 내세웠다. 그는 4월 정부 행사에서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혁신으로 잡는다고 했지만 저성장이 여전하고 복지 개선도 말 같지 않다. 성장, 분배, 두 마리 토끼 잡기, 혁신이라는 말은 근사하지만 현실과 거리가 머니 무슨 소용인가. 가사()가 좋은 노래를 부른다고 누구나 가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 정부의 거대 담론 또는 구호() 경제에 대한 강 의장의 비판은 너무 늦었다. 성장-분배, 감세-증세 논쟁과 부동산 세금폭탄 논란 때 강 의장 같은 이른바 실용파 여당 의원들은 뭘 했는가. 고위 관료, 대기업 최고경영자 등으로 누릴 만큼 누린 그들이니 정치적 역공을 받더라도 운동권적 개혁밖에 외칠 줄 모르는 386들을 질타하고 정부의 코드정책에 대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어야 옳다.

선거 패배 후에 하는 뒤늦은 반성마저 미덥지도 않다. 열린우리당은 징벌적 종합부동산세 등을 대폭 수정할 것처럼 하다가 또 말을 바꾸었다. 강 의장 역시 그 문제점을 잘 알면서도 (고치면) 본래의 정책 의지가 약화되고 국민의 2% 미만만 대상으로 하는 만큼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발을 뺐다.

경제정책 운용 경험이 풍부한 강 의장 같은 인물이 여당의 대선용() 정책 기술자 노릇을 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선거용이 아닌 시장친화적 민생 회복정책, 민간 활력 증진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새로 출범할 정부 경제팀이 실패한 코드정책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