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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순형 의원의 딱 떨어지는 소리

Posted November. 11, 2006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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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그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국정 운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는데, 창군() 원로들의 면담 요청은 뿌리치고 노사모 사람들을 불러 다음 대선 승리를 다짐하며 정치에 개입할 생각이나 하는 게 국정운영에 전념하는 태도냐고 따졌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선 창당이 정치실험이었고, 다시 시작하는 아침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대한민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해 달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의 일탈()이나 여당의 민심 교란용 정계개편 시도에 대한 조 의원의 지적은 구구절절 무릎을 치게 한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국가안보가 위험하고 집값폭등으로 서민들이 울분을 토하는데도 정권은 정치놀음에 더 바쁘다. 대통령은 여당이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한두 번 선거로 나라가 잘못되지 않는다고 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의()를 받들기 위해 국방장관 경질 등 일련의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대조적이다.

청와대는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관련해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과 여야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드는 꼴이다. 야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각종 법안은 물론이고 전효숙 문제 등에서 대통령이 먼저 매듭을 푸는 것이야말로 거국중립내각의 전제조건이다.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데 거국내각이 제대로 될 턱이 없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어제 창당 3주년 기념사에서 평화와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갈 길벗들을 두 팔 벌려 맞이해야 한다는 말로 정계개편 추진 의사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창당 기념식에서 헤쳐모여를 거론한 것부터가 이율배반이요 코미디다.

열린우리당의 추락은 민심 배반의 자업자득()이다. 여당 사람들이 쏟아내는 반성 시리즈는 국민을 힘들게 한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자기징벌 자세는 없이, 오로지 기사회생()만을 위한 정치공학적 술수()처럼 보인다. 조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내년 대선에서 이기기 어려워졌다고 해서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리면서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무책임 무원칙 무소신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과 함께 국정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할 여당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다.

조 의원은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아무리 어려워도 남은 국정에 힘써 5년간에 대해 평가받는 게 정치의 정도()다. 잔꾀를 부려봐야 성공할 수도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조 의원의 말이 민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