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와 잭 웰치 전 GE 회장이 15일 한국에 대한 충고를 쏟아냈다. 서울에 온 토플러는 창조적 인재를 기를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통째로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했다. 웰치는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화상강연에서 제품 혁신자를 영웅 대접 하라고 했다.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특히 풀빵 찍듯 하는 학교는 국가경제를 망친다는 토플러의 말은 평둔화() 교육의 위기에 대한 정곡을 찌르는 지적이다.
하기야 비슷한 고언()은 국내에서도 수없이 있어 왔다. 일찍이 그런 공감대 위에서 교육도 경제도 꾸려 나갔어야 했다. 그러나 정권은 평등이라는 정치 장사에 재미를 붙여 국민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로 갈랐다. 진짜 경제를 살릴 규제 완화 대신에 국가 주도()를 고집해 시장을 시들게 했다. 지난 4년을 잃어버린 4년으로 만든 요인들이다.
그렇다고 주눅 들 건 없다. 이 두 사람이 한국을 향해 쓴소리를 하고 있을 때 국제조선업 시황 분석회사인 영국 클라크슨사()는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잔량 기준으로 올 하반기 5개월 연속해서 세계 1위부터 5위까지를 모두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이 세계 최강의 조선대국임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원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원D램은 두 종류의 데이터 전송 메모리를 하나의 D램으로 대체한 신개념의 고객 친화적 퓨전 메모리로 2011년까지의 시장규모만도 25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대목에선 경쟁력 전도사인 토플러와 웰치가 오히려 한국의 성공 신화에 귀를 기울여야 할지 모른다. 액화천연가스를 배 위에서 기체로 바꿀 수 있는 LNG-RV선()을 세계 최초로 건조하고, 역시 처음으로 액화석유가스(LPG)선을 육상에서 건조한 우리 조선사들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가볍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메모리 용량이 해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을 7년째 스스로 입증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의 성취도 이미 세계의 신화가 됐다.
한다면 하는 우리 국민이다.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고 환경을 만들어 주면 이보다 더한 일도 해낸다. 정부는 과연 대통령부터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그런 일에 충실했는가. 토플러와 웰치의 고언을 가장 아프게 들어야 할 사람들이 정치인과 관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