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수도권 법원경매 시장에만 7조 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매정보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법원경매 물건은 13만9900건으로 지난해보다 3만7000여 건이 줄었지만 낙찰가 총액은 7조2224억 원으로 6689억 원 늘었다.
이는 이 업체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금액으로 전국 낙찰가 총액인 13조6075억 원의 53%였다.
이영진 디지털태인 사장은 일반 부동산시장에서 집을 사지 못한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대거 몰렸다며 이런 추세라면 올 한 해 수도권 부동산 낙찰가 총액은 7조5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경매시장 낙찰가 총액을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가 1조7846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이 1조6521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연립, 다세대주택은 2002년 낙찰가 총액이 4182억 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재건축, 재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1조323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토지는 지난해 831대책으로 양도세가 강화되면서 경매 열기가 주춤했으나 올해는 각종 개발계획 발표로 땅값이 뛰면서 9613억 원이 경매시장에 유입돼 2001년(1조1091억 원)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경매 열기는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서 특히 뜨거웠다.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해 83.17%에서 올해 90.91%로 뛰었고 낙찰률도 지난해 35.05%에서 올해 39.52%로 상승했다.
연립, 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도 지난해 67.69%에서 올해 82.91%로, 낙찰률은 31.81%에서 41.17%로 각각 올랐다.
아파트, 단독, 연립, 다세대주택을 모두 포함한 주택 낙찰가 총액은 3조5482억 원으로 수도권 전체 낙찰가 총액의 49.1%였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정부의 잇단 부동산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크게 오르자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내년에도 경매시장 열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